[미디어펜=김연지 기자]독일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이 미국 전기차 회사 리비안에 7조 원을 투자한다. 양사는 전기차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를 공유할 합작회사를 설립, 2030년 이전에 합작회사가 개발한 기술이 적용된 차량을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개발에 힘쓰고 있는 폭스바겐과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재무구조가 악화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리비안과이 적기에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JS), 로이터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리비안에 2026년까지 50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 10억 달러를 리비안에 투자해 지분을 확보한 뒤 4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리비안과 합작회사를 설립할 방침이다.
폭스바겐과 리비안은 "합작회사는 양사가 같이 소유하고 통제하게 될 것"이라며 "첨단 소프트웨어를 갖춘 '차세대' 배터리로 구동되는 차량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 픽업 및 SUV(스포츠유틸리차)를 개발하는 리비안은 한때 테슬라의 대항마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적자 및 자금 부족에 시달려왔다.
리비안은 올해 1분기 14억50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현금 보유고도 지난해 12월 말 기준 79억 달러로 전년 116억 달러 대비 크게 감소했다. 유동성 위기를 맞은 리비안은 전기차 수요 둔화를 이유로 생산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직원 감원을 단행하는 등 비용 절감에 주력해 왔다.
이번 폭스바겐의 투자로 위기 국면에 내몰렸던 리비안은 숨통을 트게 됐다. 리비안은 생산과 인도를 늘리기 위한 새로운 자금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테슬라와 대등한 수준의 효율성과 기능을 갖춘 플러그인 차량을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폭스바겐은 리비안의 소프트웨어 및 전기차 기술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전기차 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8.6% 상승 마감한 리비안 주가는 폭스바겐의 투자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50% 이상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로 인한 양사가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전기차 시장 전체에 미칠 파급효과도 주목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리비안은 테슬라 대항마로 꼽힐 만큼 앞선 기술력과 노하우를 많이 갖고 있는 기업인데 최근 들어 전기차 캐즘으로 판매가 줄어들면서 자금이 많이 필요한 상태였다"며 "요즘은 필요하면 인수합병을 하거나 공동개발을 하고, 전기차 플랫폼을 공유하는 등 합종연횡이 활발히 이뤄진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리비안은 자금도 필요하고, 글로벌 제작사가 필요한 상황인데 폭스바겐은 유럽에서 대표적인 글로벌 넘버투 아닌가"라며 "이번 투자로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경쟁사들이 긴장감을 늦추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