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가수 김재중이 팬 사랑을 꾹꾹 눌러 담은 정규 앨범 '플라워 가든'으로 돌아왔다. 앨범 속 오탈자 하나조차 허투루 넘길 수 없었던 이유 역시 오직 팬들 때문이었다. 우여곡절 많았던 지난 20년을 지나 "1년차 가수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다"던 그를 만났다.
김재중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인코드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된 '플라워 가든'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20주년 앨범을 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기념 앨범을 낼 수 있는 이 현실에 굉장히 감사하다"고 밝혔다.
김재중은 이날 오후 6시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정규 앨범 '플라워 가든'을 발매했다. 국내에서 2년 만에 발매하는 네 번째 정규 앨범이다. 타이틀곡 '글로리어스 데이'를 비롯해 총 14곡이 실렸다.
김재중은 "정말 운이 좋게도 20주년 앨범을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이었다. (앨범을) 만드는 김에 정말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며 앨범 제작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모든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김재중은 늦은 밤 홀로 완성된 앨범을 보다 우연히 가사지에서 오탈자를 발견했다. 그리고 전량 폐기를 결정했다. 그렇게 8만 장이 고스란히 폐기됐다.
그는 "미리 만든 초동 앨범의 모든 물량에 오탈자가 있었다. 회의를 거쳐 8만 장을 폐기하고 다시 만들기로 했다. 제대로 만들어 보자는 마음이었는데 실수가 있었다"며 안타까워 했다.
앨범에 오탈자가 있을 경우 스티커를 이용해 무마하는 방법도 있다. 금전적으론 더 저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량 폐기를 결정한 이유는 팬들 때문이다.
김재중은 "요즘 음악을 듣기 위해 앨범을 사지 않는다. 기념적인 앨범이라 소유하고 싶어서 산다. 혹은 아티스트를 만나기 위한 티켓으로 앨범이 쓰이기도 한다"며 "그 소중한 앨범에 실수가 있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고 힘줘 말했다.
'플라워 가든'은 데뷔 20주년에 발매한 기념비적 앨범인 만큼 김재중의 음악적 색깔과 진정성을 촘촘히 담고 있다. 그는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글로리어스 데이'부터 수록곡 '드림 파티', '더 라이트', '서머 제이', '디보션', '도파민', '하지마', '콘크리트 하트', '소나기', '아이 엠 유'까지 14곡 중 10곡의 작사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타이틀곡 '글로리어스 데이'는 더욱 특별하다. 김재중은 "데모를 받은 순간 딱 꽂혔다"고 회상했다.
그는 "'글로리어스 데이'는 듣자마자 20주년에 팬들에 대한 메시지를 잘 담을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암흑기였던, 가장 지쳐있던 시기조차 제겐 영광이었던 날들이었다. 한 명 한 명의 사랑과 팬, 관객 모두 너무나 소중하다. 그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둘 이상이어야 영광스러운 날들이 실현 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글로리어스 데이'의 가사나 멜로디가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팬들에 대한 사랑을 담아 특별한 트랙도 수록했다. 앨범 CD로만 들을 수 있는 곡 '201208 (CD 온리)'다.
"그룹 H.O.T. 형들의 3집 앨범에 보이스 메시지가 있었는데 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들었어요. 당시엔 굉장히 파격적인 시도였거든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그 당시 생각이 났어요. 잘 만들어진 13개 트랙에 더해 '나를 넣어 보는 건 어떨까' 싶었어요. 제 작업 컴퓨터를 뒤지다가 2012년 8월에 작업한 트랙을 발견했어요. 그 트랙을 집에 가서 침대 속에서 녹음했어요. 이불 부스럭 거리는 소리도 들어갔거든요. 아마 팬 분들이 좋아하실 것 같아요.(웃음)" ([MP인터뷰②]에서 계속)
[미디어펜=김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