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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과 실리 사이…농협, 택배사업 '갈팡질팡' 왜?

2015-09-15 15:51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우체국 토요택배 영향…"포기단계 아냐, 상황 예의주시"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우정사업본부가 1년여 만에 우체국 토요택배를 재개하면서 농협중앙회의 택배사업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 우정사업본부가 1년여 만에 우체국 토요택배를 재개하면서 농협중앙회의 택배사업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농협중앙회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가 토요택배를 다시 시작함에 따라 농협이 택배사업 진출에 대한 추진력을 잃게 됐다. 

농협이 택배사업에 대한 명분으로 내세운 것 중 하나가 ‘농민의 편의와 이익증대’다. 우체국이 주말택배를 중단함으로써 주말에도 농수산물 직거래를 하는 농민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되는데 이 공백을 농협이 메우겠다는 것이다. 

이미 농협은 지난 2007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택배사업을 시도했다. 그러나 번번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실패하다, 지난해 7월 우정사업본부가 현장 집배원의 주5일 근무보장 등을 이유로 토요택배를 중단하면서 택배사업 진출도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여기에는 지역조합장의 강한 요구와 함께 공기업과 준공기업간의 알력도 일정부분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측이다. 전국적인 유통망과 대자본을 가지고 있는 농협으로써는 배송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셈이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도 지난해 11월 “우체국 택배가 주5일제 근무를 함에 따라 농산물 수송문제가 대두됐다”며 “농협이 토요일과 일요일 휴일 없이 상시로 취급할 수 있는 택배사업을 검토 중이다”며 택배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가 토요택배 중단에 따른 서비스 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다시 토요업무를 재개함에 따라 농협의 택배사업에 대한 실질적인 명분을 잃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농협이 택배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밀어부친데에는 농수산물을 보다 신속하게 수송하겠다는 명분이 컸다”며 “하지만 우체국 택배 재개에 따라 농협이 주장하는 택배사업 추진 명분이 사라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측은 “농협택배사업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며 “다만, 아직까지 진척된 상황은 없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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