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규제 앞 너도나도 대출?"…은행권 주담대 한달새 5.8조↑

2024-07-02 13:28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6월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약 5조 8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7월 기록한 6조 2009억원 이후 약 35개월(2년 11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명목으로 도입하려 했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당초 7월에 예정됐던 만큼, 규제를 의식한 막바지 수요층이 대거 은행권에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6월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5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7월 기록한 6조 2009억원 이후 약 35개월(2년 11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아울러 최근 서울·수도권 부동산 경기가 회복하고 있고, 주담대 금리도 하락하고 있어 복합적으로 주담대 수요 확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6월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 5723억원으로 전달보다 약 5조 3415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 2021년 7월 6조 2009억원 이후 최대 규모의 증가폭이다. 지난해 말에 견주면 6개월 간 약 16조 1629억원 급증한 셈인데, 이미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훨씬 웃돌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2.33%로, 연초 약속한 '2.0% 이내'를 이미 크게 웃돌고 있다. 

대출 확대 배경으로는 주담대가 꼽힌다. 주담대는 올 2분기 들어 거듭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4월 4조 3433억원, 5월 5조 3157억원에 이어 6월에는 5조 8467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주담대 잔액은 올해 상반기에만 약 22조 2604억원 늘었다. 

그 외 집단대출 잔액은 161조 9602억원으로 전월보다 805억원 늘었고, 전세대출 잔액도 118조 2226억원으로 전월보다 24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신용대출 잔액은 석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지난달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02조 7781억원으로 전월보다 약 2143억원 줄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하향곡선을 그렸다가 지난 4월과 5월에는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인 바 있다.

이처럼 부동산과 관련된 대출이 최근 가계대출 폭증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가 꼽힌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이달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를 도입하려 했지만, 자영업자 지원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연착륙 등을 고려해 지난달 25일 규제 도입을 9월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월말에 규제 연기를 발표하면서 7월 규제 도입을 예상한 막바지 대출자를 분산하지 못한 셈이다. 

이와 함께 최근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시장도 상당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는 1월 3만 2111호, 2월 3만 3333호, 3월 4만 233호, 4월 4만 14119호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최근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신고일 기준)는 5182건으로 전월보다 7.1%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주면 약 39.3% 급증한 수치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 거래량도 2만 7603건으로 전월보다 1.8% 늘었다. 

아울러 은행권의 주담대 금리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일 주담대 고정형 상품 금리는 연 2.94~5.76%로 나타났다. 한 달 전 연 3.26~5.88%에 견주면 하단은 약 0.32%포인트(p), 상단은 약 0.11%p 하락한 셈이다.

이에 대출잔액은 당분간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대출 통계는 실제 은행에서 자금을 공급하는 '부동산 계약 잔금일'을 기준으로 하는 까닭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택 거래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스트레스DSR 2단계 적용이 연기됐고 금리도 하락해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