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물가상승률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면서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물가는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금리인하론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다만 유가와 환율 등이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물가상승률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면서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DB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올 하반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5월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수준인 연 3.5%로 동결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2.3~2.4%로 내려가는 추세가 확인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통계청이 전날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지난해 7월(2.4%)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월과 3월 3.1%로 올라선 이후 4월 2.9%, 5월 2.7%, 6월 2.4%로 3개월 연속 떨어졌다.
석유류 가격의 오름폭이 확대됐으나, 농산물가격 상승률이 둔화하고 지난해 전기‧도시가스요금 인상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물가를 끌어내렸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두 달 연속 2.2%에 머물고 있고, 생활물가는 2.8%로 작년 7월(2.0%) 이후 처음으로 2%대에 진입했다.
물가상승률은 앞으로도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2%대 중반 수준으로 떨어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한은은 이날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열린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최근 유가 상승 등으로 둔화 흐름이 일시 주춤할 수 있겠다”면서도 “작년 8월 유가·농산물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전반적으로 둔화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가 점차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올 하반기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유가‧환율 등이 변수로 꼽히는 가운데 물가가 목표(2.0%) 수준으로 수렴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한은은 섣부른 금리 인하는 통화정책 신뢰를 저해하고, 부동산 가격상승 기대심리를 자극해 부채를 키울 수 있는 만큼,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수렴할 것이란 확신이 들 때까지는 충분히 장기간 긴축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김 부총재보는 “높은 원‧달러 환율 수준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움직임, 기상여건, 공공요금 조정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물가가 예상대로 목표에 수준해 가는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