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의 첫 공판을 앞두고 방송에서 우파 논객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시사유튜브 김진TV 대표)이 2일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을 보냈다.
김 전위원은 김호중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26부 최민혜 판사에게 보낸 '김호중을 위한 탄원서'에서 잘못에 대한 처벌은 내리되 그의 선한 영향력을 고려해 재기의 길을 열어 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탄원 핵심은 ▲잘못을 저지른 김호중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리되 ▲그가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는 뛰어난 가수이자 성악가이고 세계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아티스트이며 ▲많은 기부활동으로 사회에 기여했던만큼 ▲그가 재기할 수 있는 길은 열어 달라는 것이다.
앞서 김호중은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도로에서 반대편 차선의 택시를 추돌하고 달아난 혐의다. 사건 후 음주운전 사실 부인, 공연 강행, 사실 인정,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 등으로 논란을 키웠다. 다음은 김진 전 위원이 첫 공판을 맡은 최민혜 판사 앞으로 보낸 '김호중을 위한 탄원서' 전문이다.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의 첫 공판을 앞두고 방송에서 우파 논객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시사유튜브 김진TV 대표)이 2일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을 보냈다. 사진=더팩트
<김호중을 위한 탄원서>
존경하는 최민혜 판사님
저는 한 사람의 시민입니다. 시사유튜브 김진TV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저는 지금 제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글을 쓰고 있는지 모릅니다.
김호중사건은 한국사회에 커다란 충격과 분노를 안겼습니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인사가 왜 자기관리를 못했나. 사고를 냈으면 현장에서 해결해야지 왜 벗어났나. 그리고 왜 거짓말을 했나. 기획사 사람들하고 저지른 행태는 또 뭔가. 한국 톱스타의 인격이 겨우 이 정도였나. 그동안 우리는 허상을 좋아했단 말인가.
분노는 그의 고음보다 높았고 실망은 그의 성량보다 컸습니다. 바람이 몰아쳤습니다. 방송사들은 출연을 정지시켰고 프로그램 다시보기까지 중단시켰습니다. 언론에는 팬클럽이 기부한 거액이 상당부분 현금이 아니라 그의 앨범이었다는 보도까지 등장했습니다. 그가 사고 후 추가음주를 했다며 정치권에서는 추가음주 금지법을 만들고 있습니다. ‘김호중법’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지고 있습니다.
바람을 타고 돌이 날아들었습니다. 어떤 유튜브와 언론은 수년 전 스쳐 지나간 단순한 말싸움을 보도하면서 그를 폭력꾼으로 몰고 갔습니다. 가수는 피투성이 가 되어 지금 감옥에 있습니다.
판사님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라는 영화대사가 있습니다. 대사처럼 호중 가수에게 무대의 빛과 박수의 영광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감방에서 그는 자신이 불렀던 수많은 아리아와 트로트를 중얼거리고 있을 것입니다. 후회와 자책에 등이 휘고 있을지 모릅니다. 질책의 거친 아우성속에서 이제 ‘시민 김호중’은 형벌을 받게 되겠지요. 얼마나 길지, 얼마나 무거울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판사님.
이상한 일이 있습니다. 가슴 속에서 들려오는 묘한 목소리가 있습니다. 호중의 죄와 벌에는 뭔가 다른 게 있는 건 아닐까. 분노의 급류 속에서 누군가 그의 손을 잡아야 하지 않을까. 넘어졌지만 영원히 엎어지진 않도록 붙들어 줘야 하는 건 아닐까. 과거의 뱀이 미래를 잡아먹지 않도록 새장을 열어줘야 되지 않을까.
판사님.
왜 이런 목소리가 들리는 걸까요. 연민이나 감상일까요? 아닙니다. 호중 가수가 특별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노래 잘하는 가수는 많다. 호중이 없다고 뭐가 문제냐.”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이들은 호중을 모르는 겁니다. 김호중은 특별하게 특별한 가수입니다.
김호중은 뮤직 닥터입니다. 그의 노래는 영혼을 적시고 심금을 울립니다. 인생의 가시에 찔린 이들에게 그의 노래는 놀라운 치유력이 있습니다. 사건이후 저는 김호중에 관해 동영상 여러 편을 올렸습니다. 많은 이들이 눈물의 증언을 보내주었습니다.
가까운 사람을 보내고 우울증에 빠진 이들, 사고나 질병에 낙심하여 집안에 갇힌 이들, 자식도 친구도 채워줄 수 없는 허전함에 괴로운 이들, 울퉁불퉁한 삶의 길에서 정신과 약을 반려자로 삼았던 이들…
판사님, 그런데 그런 데 말입니다.
이들이 달라졌답니다. 호중의 노래를 듣고 집밖으로 나가 햇볕을 쬐기 시작했답니다. 어린 시절의 소풍처럼 김호중 콘서트를 기다렸답니다. 그가 너무 고마워 난생 처음 기부를 하게 되었답니다. 어느덧 호중의 노래가 여생의 목표가 되어버렸답니다. 이들이 말했습니다. “호중을 살려야 합니다. 왜냐면 그가 많은 사람을 살렸기 때문입니다.”
호중의 노래는 왜 이리도 특별할까요. 노래에 감동적인 실체가 있기 때문입니다.
김호중은 텔런트와 노력의 놀라운 결합체입니다. 신은 그에게 천상의 목소리를 주었고 호중은 무지무지한 노력으로 지상의 놀라운 가수가 됐습니다.
장르와 상관없이 호중이 부르면 모든 노래가 ‘김호중의 노래’가 됩니다. 노래가 다시 태어납니다. 고등학교때 이미 대한민국은 그의 능력을 인정했습니다. 학생 호중은 대통령이 주는 ‘대한민국인재상’을 받았습니다. 수영 박태환, 피겨 김연아가 받은 상입니다.
김호중은 세계적인 크로스 오버이자 팝페라 가수입니다. 클래식, 아리아, 칸초네, 트로트, 국악…거의 모든 영역을 소화해냅니다. 안드레아 보첼리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이탈리아 테너입니다. 눈 대신 목소리에 더 영감이 실려 그의 노래는 많은 세계인을 위로합니다. 그러나 그는 트로트를 부르진 못합니다. 반면 김호중은 이태리 아리아를 부릅니다. 정통으로 유렵교육을 받지 못했는데도 뛰어난 언어 감각으로 아리아를 불러냅니다.
그의 능력은 세계가 인정합니다. 그는 파바로티 재단과 안드레아 보첼리 어린이 재단의 아시아권 홍보대사입니다. 지난 5월말 그는 세계 4대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구성된 월드 유니온 그리고 세계 3대 소프라노들과 서울에서 협연하도록 되어있었습니다. 7월에는 보첼리 데뷔 30년을 기념하여 세계 최고 뮤지션들과 함께 로마 무대에 설 예정이었습니다. 이럴 수 있는 아시아권 테너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K-pop과 K-classic에 많은 스타가 있습니다. 하지만 김호중은 새로운 차원의 K-music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특별한 능력가입니다.
판사님
김호중은 능력만큼이나 따뜻한 인성을 가진 청년입니다. 성장기가 불우했기 때문에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그는 꾸준히 기부를 해오고 있습니다. 이런 선행을 인정받아 2017년 김호중은 ‘글로벌 기부문화공헌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유니세프를 지원하기 위해 케냐에 가서 힘든 어린이들의 실상을 알렸습니다. 덕분에 많은 이들이 기부에 참여했습니다.
지방공연때 그는 팬들에게 꽃다발 대신 쌀을 사서 지역에 기부해달라고 말합니다. 아리스를 비롯한 팬들은 그런 요청에 즐거이 답합니다. 국내외 재난이 발생했을 때 팬들은 큰돈을 모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김호중의 선한 영향력에 감전된 것입니다.
판사님.
판사님은 앞으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판결 중 하나를 내리실 겁니다. 분노와 연민, 죄와 인간, 법과 노래, 감옥과 무대 그리고 과거의 실수와 미래의 가능성 사이에서 깊은 고민을 하시겠지요. 김호중은 잘못에 걸맞는 죄값을 치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판사님,
합당한 처벌을 내리되 부디 그가 재기할 수 있는 길은 열어 주십시요. 김호중은 노래를 불러야 합니다. 한국인은 물론 세계의 힘들고 외로운 이들을 노래로 위로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김호중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그 동영상이 세계로 퍼진다면 세계인에게 위안과 즐거움이 될 것입니다. 모든 이들이 그의 노래를 사랑하게 되면 그것이 그의 진정한 속죄가 될 것입니다.
판사님
위대한 바리톤 김동규가 부른 ‘그대 향한 사랑’이 있습니다. 김호중은 그 노래를 멋지게 자신의 노래로 만들었습니다. 가사의 구절처럼 판사님 사무실 창가에 바람이 불면 호중의 노래를 기다리는 많은 영혼이 찾아온 줄 알아 주십시요. 피고인에게 죄값을 내리되 그의 노래는 살려 주십시요. 판사님의 법정에 항상 지혜가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6월30일 시민 김진 올림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