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늘면서 국민·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우려가 커지면서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위해 오는 15일부터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이준수 은행·중소서민금융 부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17개 국내은행 부행장과 함께 은행권 가계부채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금융감독원 제공.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날부터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13%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주담대 신잔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는 연 3.65∼5.05%에서 연 3.78∼5.18%로, 혼합형(주기형) 금리는 연 3.00∼4.40%에서 연 3.13∼4.53%로 인상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절하기 위한 조치다”고 설명했다.
앞서 하나은행도 지난 1일 주담대 금리감면 폭을 0.2%포인트 축소하는 방식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지난달 28일 연 3.18~3.58%였던 혼합형 금리는 현재 연 3.33~3.73%로 조정됐다. 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나 한도 등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최근 주담대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는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다. 최근 부동산 매매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5723억원으로 한 달 사이 5조3415억원 불어났다. 이는 지난 2012년 7월(+6조2000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최근 은행권 주담대가 급증한 것은 서울 등 수도권 주택 거래량이 증가,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대출 공급,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 하락 등이 꼽힌다.
특히 대출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연기되면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국도 증가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당장 금융감독원은 오는 15일부터 다음 달까지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국내 은행들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증가속도가 빠른 은행부터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DSR 규제 준수 여부와 연행들이 연초 설정한 가계대출 경영목표(증가율 연 2~3%) 등 관리체계를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전날 국내 17개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을 소집해 진행한 은행권 가계부채 간담회에서 “최근 성급한 금리하락 기대와 일부 지역에서의 주택가격 상승 예상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욱 빨라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제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방향이 은행 영업현장에서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각 은행의 가계대출 관리실태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