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거래량과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의 상승세에 나머지 지역이 따라오는 구도에서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거주자의 마용성 소재 아파트 매매 거래 비중은 강남3구보다 높았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거주자들의 매수 비중은 마용성(75.5%)이 강남3구(68.5%)를 7%포인트 상회했다.
특히 타 자치구에 거주하는 서울인의 매수 비중이 전 분기 대비 6.8%포인트 증가한 게 영향을 미쳤다. 1년 전과 비교해도 마포·용산·성동구의 서울 거주자 매수 비중은 9.7%포인트 상승한 반면 강남 3구는 6.2%포인트 하락했다.
갭투자도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 마포·용산·성동구의 갭투자 거래비중은 지난해 4분기 11.2%에서 올해 1분기 17%로 5.8%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강남 3구는 17.6%에서 15.7%로 낮아졌다.
마용성의 갭투자 비중은 기존에 외부인의 갭투자가 많았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의 9.6%와 비교해도 약 2배 많았다.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마용성 지역은 집값 상승폭도 다른 지역보다 가파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서 서울은 아파트 매매 가격이 평균 0.20%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구 별로 보면 △성동구 0.59% △용산구 0.35% △마포구 0.33% △서초구 0.31% △송파구 0.27% △서대문구 0.26% △영등포구 0.23% △양천구 0.21% △강남구 0.19% 순이었다. 마용성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마용성이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를 주도하는 요인으로 비규제지역을 꼽는다. 강남3구는 규제지역이어서 주택 매매에 제약이 많다.
반면 강남3구에 1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비규제지역인 마포와 성동구에 갭투자를 하더라도 취득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중과되지 않는다.
한강 조망이 가능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강남보다 저렴한 가격도 인기 요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울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자 강남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사람도 마용성 지역 투자 문의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한강이 가깝고 서울 한복판에 있어 교통이 편리한 주거여건도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강남권은 일단 가격이 높아 수요 대기자가 적다"면서 "서울 내에서도 좋은 여건을 갖추면서도 비규제지역인 곳 중에서 가격이 괜찮은 곳으로 마용성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