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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포럼 코앞인데...삼성전자 노조 파업 '무리수'

2024-07-08 10:47 | 김견희 기자 | peki@mediapen.com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오늘부터 사흘간 총파업에 나서는 가운데 업계 안팎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HBM(고대역폭메모리)·파운드리 사업 주도권 탈환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창업 이래 첫 파업을 이어간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미디어펜


8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이날부터 사흘간 경기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여는 등 쟁의 행위를 이어간다. 전삼노는 사측이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추가로 파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삼성 내부에선 노조 총파업과 관련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이 불가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노조 내부에서 와해 조짐이 일고 있다. 파업이나 일부 조합원의 입김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등의 행보를 두고 공감하지 못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전삼노 측은 최근 소수 강경 조합원의 임금인상 요구안을 두고 내부 반발이 거세지자 임금 인상 요구 대상을 전체 임직원으로 바꿨다. 또 파업 조건도 '무노동·무임금' 원칙에서 '임금손실 보전'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노동법상 파업은 무임금·무노동이 원칙으로 한다. 조합원이 금전적 손해를 안고 사측과 지속적으로 대립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앞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열린 파업 찬반 투표율은 전체 조합원 4분의 1수준에 그쳤다. 현재 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8000여 명으로 전체 직원의 약 22%다. 지난달 7일 노조가 집단으로 연차를 사용하는 연가 투쟁을 진행할 때도 노조원의 실제 참여율은 저조했다. 이 때문에 당일 현장의 빈자리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대신했다는 뒷얘기도 무성하다. 

주요 행사를 앞두고 내부 혼란과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다음날인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반도체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파운드리 포럼 2024'를 개최한다. 회사는 이날 AI(인공지능) 반도체와 관련해 기술 전략 로드맵을 공개할 예정이지만, 노조 측이 파업과 행사 일정이 겹치면 시선이 분산될 우려가 높아졌다. 

삼성전자가 HBM과 파운드리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해야하는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 강행 등의 독단적 행보는 경쟁력 약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HBM 12단 제품을 가장 먼저 개발한 뒤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 통과에 지속해서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HBM 연구개발 전담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HBM 후발 주자로 하루라도 빨리 경쟁력을 제고해야하는 비상경영 상황이다"며 "이 시기에 지속해서 파업을 이어간다면 회사는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 지금은 멀리 내다보고 어느 때보다 힘을 모아야할 때"라고 꼬집었다. 

삼성 내부에선 파업이 지속되더라도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는 방법을 강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관계자는 "혼란을 야기하겠지만, 사측에선 최대한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는 대책과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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