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미 기자] 경기침체와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유통기업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을 축소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 양대 산맥 롯데와 신세계는 최근 임원진 급여 삭감과 희망퇴직 등을 단행했다. 조직슬림화를 통해 경영 효율을 제고할 방침이다.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 내부 전경/사진=롯데면세점 제공
롯데쇼핑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사업 부문 ‘롯데온’은 지난 달 근속 3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롯데온은 2020년 4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등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 플랫폼으로 출점했으나 적지를 면치 못했다. 5년 여 만에 인적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달 ‘비상 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전 임원 급여를 20% 삭감하기로 했다. 롯데호텔군 산하 계열사가 임원급여를 깎는 것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전사적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시내 핵심 매장인 잠실 월드타워점 타워동 영업면적도 35% 가량 축소하기로 했다.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코로나 이후 힘든 시간을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견뎌왔지만, 고물가와 고환율 그리고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 등으로 성장은 멈추었고, 수익성은 악화됐다”고 토로했다.
신세계그룹도 적자 폭을 줄이는데 힘쓰고 있다.
신세계 통합 온라인 플랫폼 ‘쓱(SSG)닷컴’은 지난 5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SSG닷컴은 2019년 3월 이마트에서 분할돼 법인으로 출범했다. 희망퇴직 대상은 2022년 7월 이전 입사한 근속 2년 이상 본사 직원이다.
국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도 지난 3월 창사 이래 첫 전사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이마트 희망퇴직은 근속 15년 이상 과장급 직원 대상이다.
이마트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자회사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이달 이마트와 합병을 앞두고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올해 취임과 함께 ‘강도 높은 수시 인사’와 ‘조직 슬림화’를 강조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신세계건설 대표이사를 경질했다. 이달 SSG닷컴 희망퇴직 실시 보름 전에는 SSG닷컴과 지마켓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최훈학 SSG닷컴 영업본부장(전무)을 SSG닷컴 대표로,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을 G마켓 대표로 각각 선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엔데믹 이후에도 중국을 포함한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라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고환율, 고물가 등 악재까지 겹쳤다”며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축이 옮겨가고 중국 플랫폼까지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하는 만큼 경영효율을 위한 기업들의 조직개편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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