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최고령 미스터 올스타'에 빛나는 최형우(KIA 타이거즈)가 후반기 첫 경기에서 또 하나 '최고령' 기록을 썼다. 이번엔 만루홈런이다.
최형우는 후반기 일정이 시작된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 5타점의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최형우의 맹타로 1위 KIA는 2위 LG를 11-4로 대파하고 승차를 4.5게임으로 벌려놓았다.
최형우(오른쪽에서 두번째)가 LG전에서 만루홈런을 터뜨리고 동료들의 환영을 받으며 홈인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SNS
최형우는 1회 첫 타석부터 적시타를 때리는 등 지난 6일 열린 2024 올스타전 MVP(미스터 올스타)답게 쾌조의 타격감을 보였다.
특히 6회 터뜨린 홈런 한 방이 이날 KIIA 승리를 이끈 결정타였다. 5-0으로 앞서던 KIA가 5회말 2실점해 5-2로 점수 차가 좁혀진 6회초. KIA는 박찬호, 소크라테스의 연속 안타로 1사 2, 3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김도영이 타석에 들어서자 LG는 김도영을 고의 4구로 내보내고 만루를 채운 뒤 최형우와 승부를 택했다.
4번타자 최형우의 자존심을 건드린 김도영 고의4구는 LG에 큰 아픔으로 돌아왔다. 최형우는 바뀐 투수 이상영을 우월 만루홈런으로 두들겼다. 단번에 9-2로 스코어를 벌리며 KIA의 승리를 굳힌 쐐기포였다.
최형우가 만루 홈런을 날린 것은 2002년 프로 데뷔 후 개인 9번째지만, 이날 한 방은 특히 의미가 있었다. 국내 선수 최고령 만루홈런 신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날 만 40세 6개월 23일이었던 최형우의 만루홈런은 이대호(은퇴, 전 롯데)가 2022년 9월 20일 기록했던 최고령 만루홈런(당시 40세 2개월 30일)을 넘어선 새로운 기록이었다. 다만, 외국인선수까지 포함한 KBO리그 최고령 만루홈런 기록은 롯데에서 뛰었던 펠릭스 호세(41세 3개월 29일)가 갖고 있다.
최고령 만루홈런을 터뜨린 최형우. /사진=KIA 타이거즈 SNS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매서운 타격과 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최형우는 올해 올스타전에서도 홈런 포함 3안타 2타점 맹타룰 휘둘러 최고령 MVP(40세 6개월 20일)로 선정됐다. 이전 최고령 미스터 올스타 기록은 2011년 이병규(은퇴, 전 롯데)의 36세 9개월 11일이었다.
최형우는 9일 현재 올 시즌 타율 0.291에 17홈런, 7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점 부문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이어가 타점왕에 오른다면 이 또한 '최고령 타점왕' 신기록이 된다. 이전 가장 많은 나이에 타점왕을 차지한 선수는 래리 서튼 전 롯데 감독이 현대 유니콘스 소속으로 2005년 기록한 35세다.
나이를 잊은 최형우의 기록 도전은 계속된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