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잉글랜드가 또 살아남았다. 네덜란드에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라 첫 유로 정상에 도전하게 됐다.
잉글랜드는 1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BVB 도르트문트 경기장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준결승에서 네덜란드에 2-1로 역전승했다.
유로 2020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결승에 오른 잉글랜드는 우승 한을 풀 기회를 또 잡았다. 축구 종가를 자부하는 잉글랜드지만 유로 대회에서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고, 유로 2020에서는 결승서 이탈리아에 패했다.
후반 추가시간 왓킨스의 역전 결승골이 터지자 잉글랜드 선수들이 한데 어울려 기뻐하고 있다. /사진=유로 2024 공식 홈페이지
잉글랜드의 결승 상대는 '무적함대'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전날 열린 준결승에서 프랑스를 역시 2-1로 역전승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선착해 있었다. 잉글랜드-스페인의 결승전은 오는 15일 오전 4시 베를린의 올림피아 경기장에서 열린다.
유로 1988 첫 우승 이후 36년만에 정상을 노렸던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결승행 문턱을 넘지 못하고 4강에서 여정을 마무리했다.
잉글랜드는 특급 스타들이 즐비한 호화 멤버를 자랑하지만 4강에 오르기까지 시원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 1승(2무)밖에 못 올렸다. 슬로바키아와 16강전은 연장 끝에 이겼고 스위스와 8강전은 승부차기로 간신히 통과했다.
이날 준결승 역시 잉글랜드는 해리 케인, 주드 벨링엄, 필 포든 등 정예 멤버들을 선발 출격시켰으나 네덜란드에 먼저 골을 내주고 끌려갔다. 그래도 해리 케인이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넣고, 경기 종료 직전 올리 왓킨스가 극장 역전골을 터뜨려 짜릿한 승리로 결승에 오르는 데는 성공했다.
네덜란드가 먼저 기세를 올렸다. 전반 7분 사비 시몬스가 전방에서 데클란 라이스의 공을 빼앗아 페널티지역 우측 모서리에서 기습적인 오른발슛을 때렸다. 볼은 잉글랜드 골문 상단 구석에 꽂혔다.
리드를 내준 잉글랜드가 이른 시간 균형을 되찾았다. 전반 16분께 부카요 사카가 때린 슛이 수비수 맞고 뜨자 케인이 재차 슈팅하는 과정에서 네덜란드의 덴젤 뒴프리스와 충돌했다. VAR(비디오 판독)을 거쳐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케인이 전반 18분 깔끔하게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뒴프리스의 만회를 위한 활약이 돋보였다. 필 포든이 골키퍼까지 제친 슛을 뒴프리스가 달려와 골라인을 넘기 전 걷어냈고, 네덜란드의 코너킥 상황에서는 공격에 가담해 헤더슛을 날렸는데 골대를 때렸다.
잉글랜드도 포든의 강력한 중거리슛이 골대를 맞는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1-1로 맞선 채 후반을 맞자 두 팀은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였다. 잉글랜드는 착실한 빌드업으로 기회를 만들려 애썼고, 네덜란드는 빠른 공격으로 골을 노렸다. 네덜란드가 몇 차례 좋은 슛을 날렸지만 잉글랜드 골키퍼 조던 픽포드의 잇따른 선방에 걸렸다.
두 팀 모두 선수교체 카드도 적극 활용했는데, 잉글랜드의 교체 카드가 대성공을 거뒀다. 후반 35분 지친 기색의 케인을 빼고 왓킨스를 교체 투입했다. 교체 멤버 왓킨스가 극장골을 넣었다.
후반 45분이 끝나 추가시간 2분이 주어졌다. 추가시간 1분이 돼 갈 무렵 왓킨스가 페널티지역 우측에서 볼을 잡아 몸을 빙글 돌리며 오른발로 낮게 깔아차는 슛을 때렸다. 볼은 반대편 골대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잉글랜드에 결승행 티켓을 안긴, 역전 결승골이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