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동부건설이 인천 영종도에서의 주택공급 사업을 손절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을 거의 대부분 덜어냈다는 평가다. 더는 PF 우발채무로 인해 지적받을 일이 없게 된 만큼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인천 영종하늘도시 주상복합용지 RC3블록 주택사업계획승인 취소를 고시했다. 조만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토지반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은 2021년 LH로부터 6만5081㎡에 달하는 해당 토지를 3025억 원에 낙찰받았다. 지상 2층~지상 최고 49층 1296가구 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토지를 반납하면서 반환받지 못한 계약금(전체 토지대금 10%) 300억 원가량을 대주단에 갚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동부건설이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다 계약금만 날렸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오히려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대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동부건설은 땅값은 물론 공사비 등 막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토지대금의 몇 배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비 회수를 하려면 분양 성적이 중요한데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현재 상황에서는 이를 장담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이번 결정으로 PF 우발채무 우려도 해소했다. 동부건설 전체 PF 우발채무 규모는 올해 1분기 보증한도 기준 2380억 원 가량이다. 영종하늘도시 주상복합용지 RC3블록 PF 2042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본PF로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분양 완료된 사업들이기에 문제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손절로 동부건설은 300억 원 손실이 아니라 최소 3000억 원 손실을 막아낸 것"이라며 "PF 부담을 해소한 동부건설로서는 운신의 폭이 넓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PF 부담을 덜어낸 만큼 공공공사를 비롯한 비주택사업 등 사업다각화에 속도가 붙게 됐다는 뜻이다.
최근 동부건설은 건설경기 악화에 대비, 주택사업보다는 공공공사 등 비주택사업의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동부건설은 올해에도 약 1조7000억 원에 달하는 신규 수주를 확보했으며, 이 중 절반에 달하는 9000억 원이 사업 안정성이 높은 공공공사 물량이다.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공개채용을 통해 인력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말 서울신용평가는 동부건설이 공공공사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풍부한 수주물량과 다양한 시공 경험을 보유한 가운데, 안정적인 매출 기반에 따라 당분간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도급계약 구조상 공사대금 회수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동부건설은 PF 우발채무 우려가 가장 낮은 축에 속했다"며 "앞으로도 공공공사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