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규 기자] 시프트업이 IPO(기업공개) 첫 날 증권 시장 안착에 성공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프트업은 이번 IPO를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IP(지식재산권)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시프트업 주가에 대해서 고평가라는 얘기가 나오는 만큼 IP 강화를 통해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가 '스텔라 블레이드' 제작 과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시프트업의 주가는 이날 7만1000원으로 공모금(6만 원)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크래프톤 13조6005억 원 △넷마블 5조2698억 원 △엔씨 4조1976억 원에 이은 4조1198억 원을 달성하며 게임 업계 4위로 올라섰다. 이 날 오전 시프트업의 시총은 4조6000억 원을 기록하며 엔씨를 넘어서기도 했다.
당초 시프트업은 청약 18조 원이 넘는 청약 증거금을 달성하며 업계의 기대를 모았다. 지난 2~3일 양일간 진행됐던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는 경쟁률 341.24대 1을 기록했는데, 이는 25조 원 이상의 청약 증거금을 확보한 HD마린솔루션의 청약 경쟁률(225.8대1)보다 높은 수치다.
시프트업은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IP를 강화할 계획이다. 메가 IP 니케와 스텔라블레이드를 지속 성장·확장시키고 신규 PC·콘솔 프로젝트 '프로젝트 위치스'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시프트업은 이번 IPO로 435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시프트업에서 발표한 전략이 기존 게임 IP 확장과 개발중이었던 신작에 관련한 투자금 확대에 머무른 것을 고려하면 즉각적으로 경영 속도를 내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업계는 시프트업이 IP 개발 역량이 뛰어난 회사인 만큼 이번 IPO가 스텝업을 하기 위한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이 정도 규모의 자금 조달은 가시적인 성과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콘솔 대작 게임은 최소 500억 원의 개발비를 필요로 하는 만큼 자금력 없이는 진행하기 어려운 사업 분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신작을 개발하고도 많은 돈이 남을 만큼의 금액이다"라며 "단기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 보다는 중장기적인 전략을 바탕으로 사업을 이어나가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시프트업의 주가가 과대평가 된 것이라고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시프트업보다 시총이 높은 주요 게임사들의 지난 1분기 매출은 △크래프톤 6659억 원 △넷마블 5854억 원 △엔씨 3979억 원인 것에 반해, 시프트업의 매출은 373억 원이다.
또 니케 위주의 수익 구조도 약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시프트업의 매출(1686억 원) 중 97%가 니케로부터 발생했다. 올해 스텔라블레이드를 성공시키며 수익 다각화를 이뤄내긴 했지만, 확률형 아이템 BM이 존재하지 않는 싱글플레이 게임인 만큼 극적인 매출 상승을 가져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차기작의 성공을 통해 이런 평가를 쇄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니케와 스텔라블레이드의 연속 성공으로 차기작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만큼 이번 주가가 고평가라고만 보기는 어렵다"라면서도 "시프트업이 연속적인 성공을 이어간다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