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최근 철강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장세욱 동국제강그룹 부회장의 위기 대응 능력이 주목받고 있다. 합병을 통해 동국제강그룹의 위기를 타개한 적이 있는 장 부회장은 초격차 전략과 신사업 발굴을 통해 또 한 번 위기를 헤쳐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장세욱 동국제강그룹 부회장./사진=동국제강그룹 제공
◆합병·매각 등으로 위기 극복…모범 사례로 꼽혀
장 부회장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1996년 소령으로 전역했다. 전역 이후에는 동국제강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입사했으며 포항제강소 지원실장·관리담당 부소장을 거쳐 그룹 전략경영실장을 맡았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그룹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의 사장을 역임했다.
장 부회장의 위기 관리 능력은 지난 2015년부터 인정받았다. 동국제강은 2014년 철강 수요 악화로 인해 유동성 위기를 겪었고, 2015년에는 장세주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되면서 홀로 회사를 이끌게 됐다.
당시 장 부회장은 유니온스틸과의 합병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이전까지 동국제강은 후판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었는데 합병 이후 냉연도금재와 컬러강판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것이 주효했다.
이후로도 사옥이었던 페럼타워를 매각하고, 사업성이 떨어지는 후판공장 폐쇄 및 매각, 계열사 매각 등 자구책을 통해 2년 만에 유동성 위기를 극복했다. 이는 철강업계는 물론 산업계 내에서도 위기 극복 모범 사례로 꼽힌다.
실제로 동국제강은 장 부회장의 경영 체제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 2014년 204억 원의 적자를 냈던 동국제강은 2015년에 1694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으며, 2021년에는 영업이익 803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은 유동성 위기를 겪을 당시 회사가 망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어려웠다”면서도 “장세욱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결국 동국제강을 살려냈다는 평가가 아직도 나온다”고 말했다.
◆철강 초격차·신사업으로 100년 기업 잇는다
최근 들어 철강 불황이 이어지면서 업계 내에서는 다시 장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빛을 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조강 생산량은 2122만 톤으로 전년 동기 2235만 톤보다 113만 톤(5.5%) 감소했다. 2년 전(2245만 톤)과 비교해도 123만 톤(5.5%)가 줄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산업계 전반적으로 부진이 나타났던 2020년(2202만 톤)보다도 올해 생산량이 더 낮다.
국내 조강 생산 감소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철강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중국과 일본에서 수입산 철강재가 꾸준히 유입된 것도 생산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철강업계 내에서는 올해 내내 어려움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철강 불황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장 부회장은 초격차 전략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섰다.
동국제강그룹에서 열연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동국제강은 친환경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진행 중이며, 냉연사업을 맡고 있는 동국씨엠은 글로벌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섰다.
신사업 발굴도 직접 챙기고 있다. 장 부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동국홀딩스에서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연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출범한다는 목표다.
철강과 관련이 있는 소재·부품·장비 관련 사업은 물론 IT·물류·인프라에서도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철강과 관련이 없는 신사업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철강 본업이 부진할 때에도 신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이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장 부회장 주도로 지주사 전환을 통해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확립하면서 경영 효율성을 높였다”며 “동국제강그룹이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철강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