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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새인물 없네" 자해 수준 상호비방에 TK민심 '싸늘'

2024-07-12 18:27 | 최인혁 기자 | inhyeok31@mediapen.com
[미디어펜=최인혁 기자]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합동연설회가 12일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열렸다. 축제의 장인 전당대회 개최에도 TK(대구경북) 당원들의 민심은 ‘싸늘’ 했다. 당대표 후보들이 자해 수준의 상호 비방을 퍼부어 심리적 분당 사태를 맞이한 탓이다. 이에 당원들은 전당대회에 대한 기대보다 실망감을 더 크게 보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제4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합동연설회에는 주최 측 추산 3500명이 집결했다. 이들은 연설회장 입구부터 화합보다 분열된 모습을 보였다. 

전날 MBN 주최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 원희룡·한동훈 후보가 네거티브 공방을 펼치며 갈등이 극에 달한 여파가 이어진 영향이다. 특히 현장에서는 원 후보 지지자들이 상대 후보를 향해 가하는 맹목적인 비난이 거셌다. 원 후보가 전날 한 후보를 향해 제기한 ‘색깔론’이 보수 성향이 강한 TK당원들을 자극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이날 현장에는 유독 한 후보를 향해 ‘배신자’·‘좌파’라는 비난이 분출됐다. 

국민의힘 대표 한동훈 후보와 원희룡 후보가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구ㆍ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4.7.12/사진=연합뉴스



이에 국민의힘 당원들은 합동연설회장 입구부터 눈살을 찌푸렸다. 비난과 비방만 존재하는 네거티브 공세에 실증이 느껴진다는 이유다. 이는 진흙탕 공방 중심에 서 있는 원 후보, 한 후보 모두에게 적용됐다. 

국민의힘 책임당원이라고 밝힌 50대 남성 윤 모씨는 미디어펜과 만나 "네거티브로 서로 비방하는 모습이 참 안타깝다"면서 "보수를 위해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기 기대했지만 서로 싸우기만 하는 모습을 보니 실망이 크다"며 여당을 이끌어갈 당대표 인물이 없다고 실망감을 토로했다.

또 다른 책임당원 60대 남성 이 모씨는 "한 후보를 처음에는 좋아했는데 최근에 여러 말들이 많아서 실망이 크다"면서 "(부정적인) 말이 많이 나와 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진실 공방을 펼치는 두 후보 모두에게 진흙탕 전당대회의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지자가 1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한동훈 후보 지지자를 향해 "한동훈 배신자"라고 비난하고 있다.2024.7.12/사진=미디어펜



선관위 제재에도 꿈쩍 않는 韓 때리기에 심리적 ‘분당’ 우려

국민의힘은 ‘네거티브’에 대한 당원들의 불평에 ‘분열’ 주의보를 내리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서병수 선관위원장은 연설회에 앞서 “우리 후보들 간에 토론이 너무 격화된 까닭에 그 광경을 지켜보던 많은 지지자분들과 국민들께서 굉장히 걱정스러워하신다”면서 “후보들끼리 그런 갈등 구조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후보자 간 비방을 멈출 것을 재강조했다.

그러나 ‘검증’이라는 명목으로 후보들의 신경전은 지속됐다. 먼저 나 후보는 “제가 탄핵 막겠다고 했더니 어떤 후보가 ‘공포 마케팅’을 하지 말라고 한다”면서 “이거 한가한 소리 아니냐. 이러니까 우리가 무기력하단 이야기 듣고 이러니까 총선에서 패배한 것”이라며 한 후보의 발언을 저격했다. 

이어 “당무 개입이니 국정 농단이니 이런 금기어를 함부로 쓰는데 이는 민주당에게 구실을 주는 것이다. 그런 후보가 대표가 되면 당정이 파탄 난다”고 덧붙였다. 또 원 후보에 대해서도 “용산에 맹종하는 후보는 절대 안 된다. 제가 쓴소리를 제대로 하겠다. 대통령과 정부가 잘못하는 건 바로 고치겠다”고 견제했다.

한 후보의 경쟁자인 원 후보는 오로지 한동훈 때리기에 집중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나. 누군가는 인생의 화양연화였을지 몰라도 우리는 지옥을 겪었다”며 한 후보가 검사 시절 박 전 대통령을 수사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탄핵 열차는 벌써 출발했는데 바보같이 아직 채상병특검을 받아야 된다고 한다”라며 “특검은 뭐라도 걸어서 대통령을 탄핵해 보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한 후보에 대해 보수 ‘정체성’을 지적했다.

반면 한 후보는 이날 경쟁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세에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또 연설에 앞서 무분별한 의혹 제기를 규탄하는 발언을 준비했으나, 본 연설에서는 관련 발언조차 삼갔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원 후보와 한 후보에게 상호 비방을 이유로 제재를 가하자 네거티브의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파악된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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