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배터리업계가 수익성 확보를 위해 LFP(리튬·인산·철), ESS 제품에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판매량에서는 완만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경쟁력 구축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더욱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의 ESS 신제품 SBB 1.5를 인터배터리 전시에서 선보이고 있다./사진=삼성SDI
1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성장속도가 완만해진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들은 기존 경쟁력 제품군 외에 LFP 및 ESS 등으로 성장세를 증가시킨다는 계획이다.
국내 3사는 올해도 글로벌 매출액과 출하량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올해는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성장둔화가 우려됐다. 하지만 국내 3사는 지난 1분기 글로벌 매출액 모두 상위 5위권에 안착하면서 경쟁력을 보였다.
지난 10일 에너지 전문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매출액 기준 시장 점유율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16.0%로 2위, 삼성SDI는 9.3%로 4위, SK온은 5.0%로 5위를 기록했다.
다만, 중국업체들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른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CATL은 29.8%의 점유율로 선두를 유지했고 BYD는 11.1%로 3위를 기록했다.
출하량부문에서는 CATL와 BYD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CATL의 출하량은 36.2%, BYD는 14.5%로 합산 50.7%로 글로벌 출하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13.5%로 3위, 삼성SDI는 7.2%, SK온은 4.6% 6위였다.
국내 3사는 성장속도를 한 층 높이고 경쟁력 구축을 위해 기존 삼원계(NCM, NCA)배터리 외에도 LFP와 ESS 제품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LFP배터리와 삼원계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양익이라고 부를만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인터배터리2024 SK온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사진=SK온
SK온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LFP배터리를 개발중에 있다. SK온은 지난 3월 인터배터리 전시에서도 망간을 추가한 LFP배터리 제품 개발이 완성단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양산 시점을 2026년으로 설정한 이유는 고객사와의 협업을 논의해야하기 때문이다. SK온의 LFP배터리는 기존 NCM배터리 기반의 고도화 공정을 바탕으로 에너지 밀도를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프랑스 르노와 전기차 부문 암페어와 파우치 LFP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의 텃밭으로 불리는 유럽에서 공략에 나섰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이번계약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이 제공하는 LFP배터리셀은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된다. 공급기간은 2025년 말부터 시작되며 5년에 걸쳐 전기차 59만 대 분량을 제공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외에도 지난 5월 한화큐셀로부터 ESS배터리 4.8GWh(기가와트시)를 수주하는 등 ESS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는 앞선 두 회사보다 ESS에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다. 2018년까지 ESS시장 전체 점유율 50%에 육박하는 경쟁력을 보이던 삼성SDI는 중국 기업들의 가격공세에 위축됐었다. 하지만 이번 미국 최대 전력 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에 대규모 ESS용 배터리 납품을 앞두면서 다시금 공략에 시동을 건다.
공급규모는 6.3GWh로 이는 지난해 북미지역 전체 ESS용량 11.5%에 달하는 수준이다. 삼성SDI는 지난 6월 인터배터리 유럽2024에 참가해 용량과 안전성이 강화된 SBB(Samsung Battery Box) 1.5를 처음으로 공개한 바 있다. SBB는 20피트(ft) 컨테이너 박스에 하이니켈 NCA 배터리 셀과 모듈, 랙 등을 설치한 제품으로 전력망에 연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SDI는 SBB 1.5와 함께 ESS 시장에 맞춘 셀 라인업 전략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2026년부터 전력용 ESS 제품에 들어갈 배터리 라인업에 LFP 배터리를 추가해 높은 에너지밀도의 NCA 배터리와 함께 '투트랙' 전략으로 ESS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