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 '레전드' 가운데 한 명인 이동국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동국은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여러 문제점들을 비판하며 폭로성 발언을 한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을 옹호하면서 축구협회의 대응에 쓴소리를 했다.
이동국은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동방송국' 커뮤니티에 팬들에게 보내는 글을 올렸다.
이동국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사진=이동국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
이동국은 "이번 국가대표 감독 이슈가 크다. 5개월이 넘는 시간을 지켜보며 참 아쉽단 생각을 했다. 과정이 좋아야 하는데 한국 축구 팬들의 걱정과 기대만큼 잘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국가대표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K리그에서 오랜 시간을 뛰었기 때문에 그만큼 책임감을 느낀다. 후배로서 선배로서 더 잘 챙겨야 하는 부분도 있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최근의 사태에 대해 팬들에게 사과부터 했다.
이어 그는 "지금의 이슈에서 한 단어가 제 머릿속을 강타한다. 법적대응이다"라고 하며 "누구보다 노력을 한 사람한테 이런 단어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동국이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박주호 전 위원 얘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박주호 전 위원의 폭로성 발언 이후 입장문까지 내고 '자의적으로 왜곡'했다며 규정상 어긋난 부분이 있는지 검토해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고 반발했다. 매체 보도를 통해 축구협회가 박주호에 대한 법적대응을 준비한다는 얘기도 전해졌다.
이동국은 "신뢰를 잃은 지금 누구의 탓이 아니라 모두가 본인의 탓이라 생각하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란 생각이 든다"고 축구협회의 자성을 바라면서 "저도 앞으로 여러 부분에서 K리그와 국가대표에 힘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여러분도 지금처럼 한국 축구 응원도 해주시고 쓴소리도 해달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8일 한국 축구대표팀 새로운 사령탑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울산 팬들을 중심으로 현역 K리그 감독을 돌려막기식으로 빼가 대표팀 지휘봉을 맡긴 데 대한 반발이 거셌다. 박주호를 비롯해 이영표, 이천수, 박지성 등 한국 축구 스타플레이어 출신 레전드들은 대한축구협회의 이번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장 문제점이 있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동국도 비판 대열에 가세한 것이다.
이동국은 K리그 통산 548경기에 출전해 228골 77도움을 기록하며 역대 K리그 최다골 기록을 남겼다. 국가대표로도 1998 프랑스 월드컵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A매치 105경기 출전해 33골을 넣었다. 은퇴 후 지난해 1월 축구협회 부회장으로 선임됐으나 축구협회의 승부 조작 연루자 기습 사면 사태 후 4월에 부회장직에서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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