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 갈등’에 몸싸움 벌인 국힘, 전대 이후 2차전도 예고

[미디어펜=최인혁 기자]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후보간 과열 경쟁을 벌이면서 앞으로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전당대회 이후에라도 총선 백서를 발간해야 하고, 백서에 '문자 읽씹' 논란을 담아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되면서 사실상 당대표 선출 이후까지 '2차전'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의 전당대회 발 계파 갈등은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으로 점화됐다. 해당 논란은 전당대회에  ‘어대한’ 분위기를 뒤집을 목적의 ‘한동훈 책임론’의 일환으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유력 경쟁자인 원희룡 후보는 한 후보가 김 여사의 문자를 무시한 이유가 한 후보 개인 정치를 위함이라고 주장하며 그를 ‘배신자’라고 비판하는 근거로 삼았다. 

특히 원 후보는 “총선 승리에 절박한 상황에서, 혹시 총선을 고의로 패배로 이끌려고 한 게 아닌지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고 한 후보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씌워 진실 공방을 촉발했다.

한 후보는 원 후보의 의혹 제기에 ‘뇌피셜’·‘노상방뇨’·‘다중인격’ 등으로 맞받아 이들의 진실 공방은 상호 비방 수준까지 가열되는 중이다. 두 후보 간 신경전은 최근 지지자 간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 15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의 연설 중 원 후보와 한 후보의 지지자들은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두 후보의 진흙탕 논쟁이 폭력 사태로 번지며 분열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후보 간 통합 시도는 찾아보기 힘든 분위기다. 한 후보 측 정광재 대변인은 16일 논평을 통해 “한 후보 측을 의도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다른 후보 캠프 측이 제공한 비표를 받고 입장했다면, 이는 대단히 심각한 사안”이라며 폭력 사태에 사실상 원 후보 배후설을 제기했다.

이에 원 후보 측 권신일 공보단장도 “한 후보와 동행해온 것으로 보이는 자는 상대 후보 지지자를 집단 폭행하기도 했다”며 “한 후보 측은 원 후보 측의 책임인 양 허위사실까지 무차별 유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의 갈등은 전당대회가 끝난 뒤 총선 백서 발간을 기점으로 계파 갈등으로까지 옮겨붙을 조짐이다.

 

조정훈 백서특위위원장은 16일 MBC라디오 김종배 시선집중에서 백서 발간 시점을 전당대회 직후로 확정했다. 그는 “전당대회를 마치고 (백서를) 즉시 발간할 예정이다. 내용에 대해서는 일점일획도 양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백서에 담길 내용에 대해 “백서 안에 네 명의 후보 중에 어쩔 수 없이 한 명에 관한 내용이 상당히 많이 들어있을 수밖에 없다”라며 ‘한동훈 책임론’이 제기될 예정임을 시사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총선 백서 발간이 계파 갈등의 새로운 뇌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한 후보가 복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총선 백서에 대해 "정치적 목적에 오염됐다"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또 총선 백서 발간이 친윤계가 준비한 ‘김옥균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라는 지라시도 유포되고 있어 백서 내용을 놓고 진흙탕 싸움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옥균 프로젝트’는 갑신정변을 일으켰던 김옥균을 모티브로, 한 후보가 당대표로 당선될 경우 결격 사유를 만들어 ‘3일 천하’에 그치도록 중도 하차 시키겠다는 의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총선 백서 작성 목적은 국민의힘이 더 나은 미래로 가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전당대회 이전에 발간됐어야 효과가 있는 것 ”이라며 “전당대회가 끝나고 발간되면 특정인을 비방할 용도로 사용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더 극심한 내부 분열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백서 발간으로 국민의힘이 화합보다 분열의 길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