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 증시 러셀2000 지수가 연일 급등하며 오히려 엔비디아 등의 빅테크들보다도 눈에 띄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대형주에서 미국 빅테크로 갈아탄 서학개미들의 손실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의 대응’이라고 조언한다. 미국 중소형주와 한국 중소형주를 동일시하기엔 무리가 따르며, 오히려 최근의 코스닥 흐름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미 증시에선 전형적인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빅테크에 집중됐던 매수세가 차익실현으로 연결되고, 그러면서 미국 중소형주들로 거래대금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최근 미 증시에선 전형적인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빅테크에 집중됐던 매수세가 차익실현으로 연결되고, 그러면서 미국 중소형주들로 거래대금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 증시 시가총액 1001위부터 3000위까지를 담고 있는 러셀2000 지수가 최근 급등한 것은 이와 같은 흐름을 잘 보여준다.
美 러셀2000 급등…코스닥 반응은?
지난 밤에도 러셀2000 지수는 3.5% 급등하며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반면 엔비디아(-1.62%)를 비롯해 브로드컴(-1.19%), 마이크론(-2.28%), AMD(-1.27%) 등은 모두 떨어졌다.
미국 중소형주들이 급등 중인 것과는 별개로 한국 증시는 코스피-코스닥의 탈동조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코스피는 어떻게든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코스닥은 눈에 띄게 허약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지난 16일의 경우 코스피는 0.18% 상승했는데 코스닥은 무려 1.56% 급락했다.
일각에선 미국 중소형주들이 뜨는 것처럼 한국에서도 코스닥이 반등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간혹 나오지만, 이는 그리 단순하게 볼 일이 아니라는 데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최근 들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해 미국 빅테크 주식을 대거 매수한 개인투자자(개미)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강력한 러셀 2000 지수의 상승세를 보고 최근 국내 증시의 중소형주 반등에 대해서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도 “미국 중소형주와 국내 중소형주를 동일시하기에는 성질에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미국 중소형주가 오르는 것은 사실상 인하 이후의 경기 개선 테마 때문”이라면서 “심지어 미국 경제가 그렇게 약해지고 있는 상황도 아닌데 여기에 금리를 내려주기 시작한다고 하면 기업들의 활동이 적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이 증시에 선반영 되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정리했다.
“국내는 여전히 코스피 중심 장세”
마지막으로 강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를 사는 로직도 동일하다고 보며, 외국인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바스켓으로 대형주 중심의 매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오히려 중소형주는 크게 관심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그는 “(연속적인 금리인하로 인한) 대대적인 유동성 장세가 나타나는 국면이 되기 전에는 대형주가 더 편한 시장이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분석을 마무리 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하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재강조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어 그 맥락에 눈길이 간다. SK증권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12만원, 34만원으로 올려 잡았는데, 이는 내년 양사의 영업이익이 각각 66조원, 40조원으로 상향 조정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시장 관심은 2025년 실적 성장에 집중될 텐데 하반기 실적 차별화 포인트의 핵심은 HBM”이라고 짚은 뒤 “HBM 공급 부족에 따른 삼성전자 시장진입 당위성이 지속 상승하고, SK하이닉스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며, 그 구간에 삼성전자는 너무나 편안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