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국힘 폭력사태 겪고도 '후보간 비방' 여전…"당원보다 못해"

2024-07-17 18:08 | 최인혁 기자 | inhyeok31@mediapen.com
[미디어펜=최인혁 기자]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당권 경쟁 가열로 심리적 ‘분당’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당원들이 스스로 자정노력에 나섰지만, 오히려 당대표 후보간 비방이 심화되면서 통합에 대한 노력은 물거품 됐다. 

국민의힘은 17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합동연설회는 호우주의보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 추산 5000명이 참석했다.

연설회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한 상태에서 시작됐다. 지난 15일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당원 간 폭행 사태가 발생하자 자정에 대한 목소리가 강해진 영향이다. 이에 합동연설회에 앞서 지지자들이 경쟁 후보를 비방하는 일도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이들은 상대 후보를 비방했던 과거와 달리 자신의 지지 후보 응원에만 열중했다.

(왼쪽부터) 한동훈, 원희룡,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7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특히 경쟁 후보를 비방하며 폭행 사태를 일으켰던 한 유튜버 또한 이날은 비난보다 지지 후보를 응원하며 자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당원들이 비난에 동조하기보다 이를 질책하며 자정 노력에 나선 영향으로 파악됐다. 

실제 국민의힘 책임당원이라고 밝힌 60대 남성 류 모씨는 합동연설회에서 폭력이 발생하는 등 내부 갈등 문제가 제기된 것에 대해 "아주 저질적이자 같은 당원으로써 파렴치하게 느껴진 문제"라며 "경쟁당에게 또 국민들에게 질시 대상이자 먹잇감이 된 행동"이라고 질색했다.

또 60대 남성 김 모씨도 "당원 한 사람으로 보기가 참 그렇다. 국민이 봤을 때 전당대회가 끝나고 분열되지 않는 국민의힘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면서 "당원이라면 누구든지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경쟁 후보를 비난하는 일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서병수 선거관리위원장은 연설회에 앞서 “오늘 분위기를 보십시오. 굉장한 열기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의힘이 스스로 잘못된 것이 있으면 고쳐나갈 수 있는 자정 기능을 가지고 있는 훌륭한 당이라는 것을 여러분들 스스로 보여주고 계신다”면서 전당대회가 가열되지 않도록 자중하는 당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경쟁 후보를 비난하며 당원 간 폭력 사태를 야기했던 한 유튜버가 17일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는 경쟁 후보 비방 대신 지지 후보 응원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하지만 당원들의 자정노력으로 유지됐던 질서는 당대표 후보들의 공방으로 곧 물거품이 됐다. 나경원, 원희룡 후보의 1강 한동훈 때리기로 지지자들이 자극을 받은 탓이다.

이날 한 후보는 분열에 대한 우려를 의식하며 “모두와 함께 화합하는 정당 단결하는 정당을 만들어 우리가 반드시 이기는 정치를 하겠다”면서 ‘통합’과 ‘비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대 후보에 대한 발언은 일절 삼갔다.

반면 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가 이날 오전 열린 CBS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법무부장관 시절 나 후보로부터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의 공소 취하를 부탁받았다고 폭로한 것을 문제 삼았다. 

나 후보는 “보수 가치에 대한 책임감도, 보수 공동체에 대한 연대 의식도 없는 당대표에 저희는 당을 맡길 수 없다. (한 후보가) 절대 당대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본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대통령 탄핵마저 방치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어 원 후보도 “(한 후보는) 당정이 충돌하자 당무 개입이라면서 대통령을 악역으로 만든 사례가 이미 있다. 정치 이전에 신의가 있어야 한다”며 한 후보에게 보수의 ‘배신자’라는 프레임 공세를 지속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옳다는 주장을 하느라 우리의 소중한 동지를 야당의 정치 수사 대상으로 던져버렸다”면서 “한 후보의 ‘입 리스크’가 우리 당의 새로운 위험으로 등장했다”고 한 후보를 거듭 직격해 한 후보의 지지자들로부터 야유와 고성을 받았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관련기사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