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석유화학업계가 1분기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 2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수요가 점진적으로 살아난 영향이다.
다만 업체별로 실적이 희비는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이 적자에서 벗어나고 금호석유화학은 영업이익이 늘어나겠지만 롯데케미칼은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영향 때문이다. 이에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늘리려는 움직임은 확산되고 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2분기 석유화학 부문에서 754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1170억 원, 올해 1분기 312억 원 2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게 된다.
금호석유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은 865억 원으로 예측된다. 지난 1분기 786억 원보다 10.1% 늘어나는 수치다.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이 2분기 실적 개선 요인으로는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이 꼽힌다. 이구환신은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펼치는 정책으로 노후화된 제품을 신제품으로 바꾸면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를 통해 자동차나 가전제품 수요가 증가했으며 이는 석유화학제품 수요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LG화학은 ABS(고부가합성수지)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ABS는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소재로 사용되는데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2분기 실적 개선에도 ABS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가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중국 내에서 자동차 판매량 증가로 타이어 수요도 덩달아 늘어났는데 이로 인해 합성고무 가격 상승까지 나타났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니트릴부타디엔 고무(NBR)·솔루션스트렌부타디엔 고무(SSBR) 등 고기능성 특수 합성고무를 생산한다는 점도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반대로 롯데케미칼은 2분기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의 2분기 예상 영업손실은 481억 원이다. 1분기 1353억 원 적자에서 손실 규모를 줄이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다.
롯데케미칼은 범용재 비중이 높다는 점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범용재의 경우 중국에서도 자급률을 높이고 있어 판매 확대 및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나아졌다고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은 물론 중동에서도 석유화학제품이 쏟아져 나올 예정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면 수익 확보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범용재 줄이고 고부가 제품 확대
석유화학업황이 살아나더라도 중국과 중동의 공급 과잉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늘리고 범용재 비중을 낮추는 체질 개선 작업도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 범용재 사업에 대해서 효율화와 구조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LG화학은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이소프로필 알코올(IPA)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확대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라인 전환 작업을 병행해 나가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범용재 비중을 대폭 낮춘다는 방침이다. 현재 롯데케미칼의 범용재 비중은 60% 이상인데 2030년까지 이를 30% 수준까지 줄일 예정이다. 의료용이나 배터리 소재용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또 경쟁력이 떨어지는 설비에 대해서는 경쟁 열위 설비는 고수익 대체품 생산으로 설비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석유화학업체들은 고부가가치 제품이 향후 사업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연구개발 및 설비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시장도 범용재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졌다”며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는 물론 신사업에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