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우리 군이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맞서 대북 심리전 수단인 최전방 지역 확성기 방송을 사흘째 실시하고 있다. 특히 북한 외교관들의 탈북 소식을 알리며 심리전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가운데 10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남북한 초소가 임진강을 사이로 마주보고 있다. 2024.6.10./사진=연합뉴스
20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대북 확성기 방송은 이날 오전 6시부터 방송에 들어가 밤 10시까지 16시간 동안 이어진다. 서부·중부·동부전선에 배치된 고정식 확성기를 지역에 따라 시간대별로 나눠 매일 릴레이식으로 방송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방송에선 최근 북한 외교관의 탈북 소식을 전하면서 비무장지대(DMZ) 북측 지역에서 지뢰매설 등의 작업을 하는 북한군을 향해 "지옥과 같은 노예의 삶에서 탈출하라"는 내용의 메시지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한 대응이다. 북한은 지난 5월 28일부터 이달 19일 새벽까지 총 8차례에 걸쳐 남측 민간단체 대북 전단 살포를 빌미로 오물과 쓰레기가 담긴 풍선을 남쪽으로 보낸 바 있다.
군 당국은 지난 18일 오후 북한이 8차 오물풍선을 살포하자 10시간 동안 대북 확성기를 가동했다. 19일에는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6시간 동안 방송을 했다.
군은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 살포를 중단할 때까지 당분간 매일 대북 확성기를 가동할 방침이다. 또 북한이 계속 오물 풍선을 살포하거나 다른 도발을 감행하면 확성기 가동 수를 늘리거나 전방 지역 확성기를 전면 가동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북 확성기는 최전방 지역 24곳에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었고 이동식 장비도 16대가 있다. 방송은 뉴스와 K-팝 등의 콘텐츠가 담긴 대북 심리전 방송인 '자유의 소리'를 확성기로 재송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장비와 시간대에 따라 청취 거리가 10∼3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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