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대한축구협회(KFA)가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으며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해 세세하게 해명을 하고 나섰다.
축구협회는 22일 공식 홈페이지에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설명드립니다'라는 타이틀의 해명글을 게시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7월 8일 홍명보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한데 이어, 이어 7월 13일 이사회 승인(서면결의)을 받아 최종 확정한 바 있다. 이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싸고 절차와 과정 등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었다.
축구협회는 해명글에서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전 과정에서 규정을 준수하고자 하였다. 있는 규정은 모두 지켰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이 코치 선임 등을 위해 유럽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더팩트 제공
다만 규정에 없는 상황들(△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잔여 역할이 조금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일방적으로 사퇴할 시 △전력강화위원들 중 일부가 동반 사퇴할 시 등)에서는 감독 선임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차질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이번 과정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첫째, 모든 상황(특히 비상상황)을 대비한 규정이 미비했다는 점, 둘째, 전력강화위원회 참석 위원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관련규정을 설명하지 못하여 위원회의 역할과 한계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는 점들"이라며 "이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규정을 세밀히 보완하고 차기 전력강화위원회 출범 시에는 위원들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철저히 시행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협회의 세심하지 못한 업무 처리로 인해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리며,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상 각자가 처한 위치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성실히 임해주신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 모든 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축구협회는 감독 선임 과정의 공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전력강화위원회 구성부터 홍명보 감독 선임 최종 확정까지를 일지 형식으로 정리해 공개했다.
또한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관련 Q & A'라는 별도의 해명문을 통해 비판이 집중되는 부분에 대한 세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이 'Q & A'에서 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장(정해성) 사의 표명 후 협회 기술총괄이사(이임생)가 최종면담, 협상 등을 이어받은 것에 대한 규정상 설명 ▲최종 외국인 감독 후보 2명은 대면 면담으로 한국 대표팀에 대한 분석 등을 평가 받은 반면, 홍명보 감독은 그러한 평가 과정 없이 프리패스로 감독이 선정된 것은 아닌지 ▲미국 국적 A감독과의 협상결렬 이유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회장이 모든 권한을 주었기에 이번 결정은 절차대로 투명하게 나 스스로 했다”는 발언은 무슨 뜻인지 등에 대해 일일이 설명했다.
이하 대한축구협회가 밝힌 전력강화위원회 감독 선임 과정 및 주요 논란에 대한 해명 전문.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축구협회 강화위원회 논의 내용과 주요 진행 및 결정 과정]
1. 전력강화위원회 구성
- 2월 16일(목) 2024 아시안컵 성적 부진 및 선수단 관리 문제로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경질.
- 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새 전력강화위원회 구성.
- 2월 20일(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선임, 전력강화위원 10명 선발.
* 고정운(김포FC감독), 박성배(숭실대감독), 박주호(해설위원), 송명원(전 광주FC 수석코치), 윤덕여(세종스포츠토토감독), 윤정환(강원FC감독), 이미연(문경상무감독), 이상기(QMIT대표), 이영진(전 베트남 대표팀 코치), 전경준(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
- 위원 10명은 연령, 직종, 경력 등을 종합하여 전력강화위원장의 추천으로 선발.
지난 2월 열린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 /사진=대한축구협회
2.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
- 2월 21일(수) 개최 / 정해성 위원장 포함 총 11명 위원 중 9명 참석.
- 상견례 및 향후 위원회 운영 계획 논의.
- 감독 선발 기준 논의.
- 전임 감독(벤투, 클린스만) 때부터 대표팀 내부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선수단 내 화합과 기강확립을 위해 내국인 감독 선발 추천 여론 다수.
- 외국인 감독의 국내 거주 문제로 인해 다수가 국내 감독 선임에 대한 선호 의견이 많았음.
- 국내 감독들이 K리그 현역인 점과 반발여론을 감안, 한달 앞으로 다가온 3월 월드컵 예선 태국전을 정식 감독으로 할지, 임시 감독으로 할지 1차 논의.
3. 제2차 전력강화위원회
- 2월 24일(토) 개최 / 10명 참석.
- 위원들은 감독추천 작업에 참고하기 위해 KFA 축구인재육성팀이 발표준비 중이던 ‘한국축구 기술철학’ 관련 브리핑을 사전 청취.
- 3월 월드컵 예선 태국과의 2연전을 임시 감독 체제로 운영하기로 함.
- 황선홍 감독을 임시 감독 1순위로 추천.
- 정해성 위원장이 1순위인 황선홍 감독에 제안하고, 황선홍 감독이 수락.
4. 제3차 전력강화위원회
- 2월 27일(화) 개최 / 9명 참석.
- 향후 정식 국가대표 감독 선임을 위한 추진 방향, 계획, 일정 논의.
5. 제4차 전력강화위원회
- 3월 12일(화) 개최 / 10명 참석.
- 감독 선임 일정, 평가 기준 등 논의.
- 협회로 직접 지원한 감독 후보 및 전력강화위원들이 추천한 감독 후보 명단 총 97명 공유.
- 각 위원들을 통해 공유된 명단을 보며 선호하는 후보에 대해 이유 및 장,단점, 특징 등 대표팀 감독 후보로 필요한 자질에 대한 토론 및 검증작업 진행.
- 국내 지도자, 외국인 지도자 구분 없이 후보리스트 선발 작업.
6. 제5차 전력강화위원회
- 4월 2일(화) 개최 / 9명 참석.
- 97명 중 1차 후보 11명(외국인 6명, 한국인 5명) 선정 및 외국인 지도자 화상면담을 먼저 실시하는 등의 면담 전략 수립.
- 면담을 통해 감독 본인의 의향과 의지, 실제 계약 가능성 및 축구 철학과 방향 파악하기로 함.
7. 외국인 후보자 면담
- 4월 11일부터 23일까지 외국인 후보 5명 화상면담 실시, 축구철학, 한국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의지 확인.
- 정해성 위원장, 이상기 위원 등 3명 출국, 화상면담자 중 대면면담 일정이 조율된 4명 면담.
8. 제6차 전력강화위원회
- 4월 30일(화) 개최 / 10명 참석.
- 대면면담 결과 공유 및 외국인 감독 중 1 ~ 4순위 후보자 선정.
*다만, 외국인 3 ~ 4순위 후보는 최적임자라는 판단이 들지 않아 실무 협상 대상에서는 제외하기로 함.
- 이후 후보자와의 실무 협상은 KFA 행정 파트에서 진행하도록 건의.
9. 1순위 후보자와 협상
- 4월 30일부터 5월 10일까지 / KFA 행정파트에서 협상 진행.
- 국내거주 및 소득세율과 관련해 후보자와 수차례 협의.
- 위 조건과 관련해 후보자의 의견 표명 연기, 입장 번복으로 협상이 계속 지연되었으며, 최종 결렬.
10. 2순위 후보자와 협상
- 5월 10일부터 17일까지 / KFA 행정파트에서 협상 진행.
- 국내 거주 조건, 연봉 등 주요 계약 사항은 합의.
- 현재 팀을 맡고 있는 후보자에게 소속팀과의 계약종료 확인서 제출을 요청했으나, 약속한 기한내에 확인서를 보내오지 않아 최종 결렬.
11. 제7차 전력강화위원회
- 5월 20일(월) 개최 / 10명 참석.
(7차 회의부터 KFA 기술총괄이사로 새로 선임된 이임생 이사 참관)
- 감독 선임 지연으로 인해 6월 월드컵 예선 싱가포르, 중국전도 임시감독 체제로 운영하기로 하고, 김도훈 감독을 1순위로 추천.
- 정해성 위원장이 1순위인 김도훈 감독에 제안하고, 김도훈 감독이 수락.
12. 제8차 전력강화위원회
- 6월 3일(월) 개최 / 9명 참석.
- 1, 2순위 외국인 감독 후보자와의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출발하기로 하고, 후보 명단 재논의.
- 축구 철학, 경력, 연봉 수준, 현재 대표팀/클럽팀 소속 여부 등을 고려하여 최초 후보군 97명 중에서 12명(외국인 10명, 한국인 2명) 재선정.
13. 제9차 전력강화위원회
- 6월 18일(화) 개최 / 10명 참석.
- 후보 12명의 축구철학, 전술, 경기 스타일 등 논의.
-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을 통해 새로 추천된 후보 5명(전원 외국인)을 추가해 총 17명 확정.
14. 제10차 전력강화위원회
- 6월 21일(금) 개최 / 10명 참석. * 박성배 위원 개인사정으로 사임.
- 지난 9차 위원회 시 추가된 후보 5명에 대한 검증 진행하고, 지난 9차 시 검증 진행한 후보 12명, 금번 위원회 시 검증 진행한 후보 5명, 총 17명 감독 후보자를 9명으로 압축. 경기영상 토대로 게임모델 및 전술적 스타일 분석.
- 후보 각 위원들이 선호 후보자를 복수 추천, 이 결과 토대로 후보자를 4명으로 압축(4명 중 홍명보 감독 최다추천).
- 4명 중 최종 3명 확정. (1명 제외 사유는 현직 대표팀 감독인 외국인 지도자가 계약종료확인서 미제출).
- 향후 ‘후보 3명과의 면담과 협상 → 선정 후 이사회 추천‘ 등 향후 진행 권한 일체를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에게 위임하기로 참석 위원 10명 모두 동의.
-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전력강화위원회의 공식 회의는 이날 10차 회의로 종료하기로 함.
*사임한 박성배 위원을 제외한 위원 전원 참석 및 동의.
15. 최종 후보 3명 중 외국인 감독 2명과 화상 면담
- 6월 25일(화) 정해성 위원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김대업 기술본부장 참석한 가운데 외국인 후보 2명에 대한 화상 면담 실시.
- 축구 철학, 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의지, 기본계약 조건 등 확인.
- 홍명보 감독은 K리그 경기 일정으로 면담 미성사.
16. 정해성 위원장, 정몽규 회장 대면 보고 및 사퇴
- 6월 27일(목) 정해성 위원장이 정몽규 회장에게 전력강화위원회 추천 최종 후보자 3명을 보고하고, 후보 3명 중 외국인 지도자 2명과의 화상 면담 결과를 보고(홍명보 감독이 1순위).
- 정몽규 회장은 “화상면담만으로 결정하지 말고 최종 후보 3명 모두를 직접 대면면담한 뒤에 최종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 표명.
- 정몽규 회장에게 보고를 마친 후 정해성 위원장은 KFA 행정파트에 외국인 후보자 2명의 유럽 현지 대면면담을 위한 출장계획 수립 요청.
- 그러나 다음날(6월 28일) 정해성 위원장이 구체적 이유를 밝히지 않고 협회에 구두로 사의 표명.
17. 전력강화위원과 온라인 회의
- 6월 30일(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전략강화위원들에게 온라인 회의 요청. 5명 참석(박주호, 윤정환, 이미연, 이상기, 전경준).
- 정해성 위원장 사의 표명에 따른 후속 방안 논의.
1안) 전력강화위원회를 새로 구성하는 안.
2안) 최종 후보 3인에 대한 후속 절차(면담 → 협상 → 감독 내정 후 이사회 추천)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이어받아 진행하는 안.
- 위 두 가지 방안 중 2안으로 진행할 것을 참석 위원 전원 동의.
- 참석 위원 전원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에게 감독 추천과 관련한 절차의 진행을 위임하는데 동의.
18.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외국인 후보 2명 직접 면담
- 7월 2일(화)부터 4일(목)까지 /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김대업 기술본부장, 협회 변호사가 스페인과 독일에서 외국인 감독 후보자 2명 직접 면담.
-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면담 후 외국인 후보자 2명 중 우선 순위를 정함.
-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귀국 후 홍명보 감독과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거나, 면담 후라도 감독으로 선정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우선순위에 있는 외국인 감독과 계약을 마무리짓는 것으로 계획함.
* 홍명보 감독이 6월 30일 K리그 경기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을 비판한 것을 감안하여 면담 무산도 고려함.
19.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홍명보 감독 면담
- 7월 5일(금) 밤 11시에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홍명보 감독을 만나 2시간동안 면담.
-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KFA의 기술철학과 각급 대표팀 연계방향 등을 설명하고, 홍명보 감독이 축구철학, 대표팀 운영방안, 한국축구 기술철학 관련 각급 대표팀 연계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
- 이임생 이사는 총 10차에 걸친 전력강화위원회 토의 내용과 외국인 최종 후보자 2명의 면담 결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홍명보 감독이 차기 한국대표팀 감독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대표팀 감독직 제안.
20. 홍명보 감독, 수락 의사 전달
- 7월 6일(토) 오전 홍명보 감독이 조건부 수락 의사 전달.
* 조건은 국가대표축구단 운영규정 제12조 2항 내용과 상관없이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해 협회가 울산HD 구단과 합의할 것. 대표팀 감독 선임 시점은 울산HD 구단의 의견을 존중하며, 구단이 요청하는 시점까지 구단 업무를 도와줄 수 있도록 협조할 것.
- 기술총괄이사는 김정배 협회 상근부회장에게 이 사실을 전달하고 계약진행을 요청.
- 협회, 울산HD 구단에 대표팀 감독 선임 관련 협조 요청.
- 울산HD 구단의 협조를 전제로 기본적인 계약 사항(연봉, 코칭스태프 구성 등) 논의 시작.
21. 울산HD 구단 수용 및 언론 공지
- 7월 7일(일) 협회의 협조요청을 울산HD 구단이 수용.
-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6월 30일 온라인 회의에 참가했던 전력강화위원 5명(박주호, 윤정환, 이미연, 이상기, 전경준)에게 전화하여, 최종 후보 3인 면담 → 감독 내정 → 이사회 추천 등의 권한을 이임생 이사에게 위임했던 당시 합의를 확인하고 다시 한번 동의를 받음.
* 전력강화위 회의 정보가 즉시 외부로 유출되는 일이 잦았던 점을 고려해 홍명보 감독으로 내정했음을 위원들에게 공유하지는 않음.
- 오후 2시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 내정 사실을 언론에 공지.
22. 공식 발표 및 이사회 승인
- 7월 8일(월) 이임생 이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홍명보 감독으로 내정했다는 사실을 정식으로 발표.
- 7월 13일(토) 대한축구협회 이사회가 서면 결의(7월10~12일 실시)를 통해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사진=대한축구협회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Q & A]
1. ▲전력강화위원장 사의 표명 후 협회 기술총괄이사가 최종면담, 협상 등을 이어받은 것에 대한 규정상 설명.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는 이사회의 자문기구로서 이사회의 업무수행(국가대표팀 지도자 선임 등)에 대한 조언과 자문을 제공합니다. (협회 정관 제49조 및 제52조).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의 역할은 감독선임을 최종 승인하는 이사회의 업무를 돕기 위하여 여러 후보들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하고, 이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공정위원회를 제외한 협회의 모든 분과위는 의결 또는 선임기구가 아닙니다.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12조의 1항에 “각급 대표팀의 감독 및 코치진은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또는 기술발전위원회의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한다“고 명시된 것도 정관에 규정된 분과위원회의 역할이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전력강화위원들은 10차 회의에서 최종 3명의 후보를 확정하고, 정해성 위원장에게 향후 업무의 전권을 모두 위임하였습니다. 그리고 전권을 위임받은 위원장은 최종 후보들을 협회와 회장에게 보고한 뒤 최종면담만 남겨두었습니다.
또한, 감독선임 과정에서 최종적인 후보들이 정해지고 나면 그들과 협상 및 최종계약을 조율하는 과정 역시 중요합니다. 협상과 계약은 업무성격 상 협회 행정파트가 맡아 감독 측 대리인(에이전트, 변호사) 및 협회 측 법률 전문가와 함께 계약사항을 조율하는 실무를 진행해 계약을 마무리합니다.
이처럼 10차에 걸친 전력강화위원회 본연의 업무가 3명의 후보 추천으로 거의 마무리 된 단계에서, 위원장이 진행하기로 한 최종 후보 면담을 앞두고 ‘위원장의 사의표명’ 이라는 상황이 발생한 바, 그동안 전력강화위원회에 참석해 위원장 및 위원들과 감독 면담·검증 과정을 함께 해온 협회 행정관계자(=기술총괄이사)가 해당 후보들에 대한 최종면담 및 협상, 계약진행 업무를 이어받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10차 전력강화위원회 당시 후보들에 대한 게임모델 검증에 배석하고, 6월25일 정해성 위원장이 해당 2명의 외국인 감독을 화상면담할 때도 함께 진행한 바 있습니다. 협회의 기술파트 행정을 총괄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에 기술총괄이사는 6월30일 가능한 전력강화위원들 대상으로 온라인 회의를 열어 자신이 후속업무를 이어가는 것에 대한 동의를 받았습니다.
이후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최종 감독 후보 3명과 면담 및 협상을 진행하였습니다. 2명의 외국인 후보와 대면면담 때는 협회 변호사와 함께 나가 계약의 제반사항 대부분을 조율해놓았습니다. 그리고 귀국 후 홍 감독까지 3명을 다 만난 뒤 홍 감독을 선정, 계약진행을 요청한 것입니다.
(만약, 상기 협상이 결렬되었다면 협회는 정관 및 관련 규정에 따라 당연히 전력강화위원장을 재선임하고 위원회를 새로 구성하여 국가대표 감독 후보자 선정을 위한 재논의를 진행했을 것입니다.)
2. ▲최종 외국인 감독 후보 2명은 대면 면담으로 한국 대표팀에 대한 분석 등을 평가 받은 반면, 홍명보 감독은 그러한 평가 과정 없이 프리패스로 감독이 선정된 것 아닌지.
정해성 위원장이 진행하려던 외국인 후보의 대면 면담 등 후속절차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진행하게 되었고, 이 이사는 10차까지 전강위의 토의 내용과 대면면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종 판단을 하기로 했습니다.
외국 감독들과는 유럽 면담 일정이 순조롭게 잡힌 반면, 홍명보 감독의 경우 며칠 전 홍 감독이 K리그 경기 전 인터뷰에서 협회를 향해 여러 발언을 한 바 있어, 면담 자체가 성사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유럽 현지 면담에서는 외국인 감독들이 성실히 임해줬고, 이 이사는 종합적인 고려로 두 명 중에는 한 명의 우선순위를 가려놓았습니다. 동시에 대동한 협회 변호사는 두 명과 필요한 계약조건에 대한 조율도 해놓았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직접 면담해보니 해당 감독들이 설명하는 자신의 축구철학 및 방향성이 전강위에서 했던 해당 지도자의 게임모델 검증이나 기술총괄이사 본인이 유럽 출장 전에 분석하고 파악한 해당 감독의 전술적 선택과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해당 지도자들의 분명한 자기 축구철학이 협회의 기술철학과 접목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확신은 들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만난 후보는 홍명보 감독입니다. 만약 홍명보 감독과 면담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외국인 두 명 중 우선순위에 오른 감독과 계약협상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홍 감독을 만나 2시간여 면담을 통해 대표팀 운영 방안, 한국축구 기술철학(MIK)의 각급 대표팀 연계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그에 대한 협력과 실행의지 등을 확인했습니다. 홍 감독은 과거 대한축구협회 전무로 재직한 바 있어, 이러한 연계 방안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또 국가대표 선수들의 동기부여, 대표팀 내 건강한 문화의 조성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기술총괄이사는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대표팀 감독직을 제안했습니다.
한편 언론 보도 중에 한 외국인 감독은 장문의 분석자료도 제시했다며 홍 감독의 면담이 특혜라는 주장이 있는데, 물론 자료를 잘 준비해오면 그 감독과 에이전트가 의욕있고, 성의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것이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능력과 경쟁력이 있다는 근거는 아닐 것입니다.
(ex. 한 감독은 표지포함 22페이지의 자료와 대표팀 경기영상 16개, 다른 감독은 표지포함 16페이지의 PPT자료를 제시함.)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국내 감독의 경우 다른 후보들에 비해 PT나 여러자료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기본적으로 전력강화위원회 1차 회의에서부터 국내감독들의 경우 플레이 스타일이나 팀을 만들어가는 축구철학, 경력 등에 대해 대부분 위원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홍명보 감독의 경우 대표팀, 올림픽 대표팀을 맡은 것은 물론 최근 울산을 4년간 맡으며 K리그 2연패 하는 등 울산HD의 경기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위원들은 국내 감독을 뽑는다면 (현직이더라도)홍명보 감독을 뽑아야한다는 의견이 위원회 구성 초반부터 거론되었습니다.
또 한 나라의 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을 뽑으면서 모든 후보에게 일률적으로 똑같은 걸 묻고 요구하는 면담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최선은 아닐 것입니다.
외국인 감독은 다양한 지도능력과 함께 한국 대표팀을 얼마나 잘 알고,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 지를 눈여겨 보게 되고, 홍명보 감독같은 내국인, 그것도 현직 감독이라면 그 지도자의 축구 스타일은 이미 어느 정도 이상 파악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향후 대표팀 운영에 대한 비전, 한국축구 기술철학과의 접목, 연령별 대표팀과의 연계 부분이 기술총괄이사가 좀 더 치밀하게 확인하고 싶은 중요한 화두였기에 진행방식은 달랐던 것입니다.
또한 홍명보 감독의 경우 현재 울산HD를 맡고 있다가 대표팀을 맡을 수 있는지가 우선적인 이슈였습니다.
이러한 세부적 상황과 관점에서 최종 3명의 장단점이 평가된 것이지, 면담 방식이 특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3. ▲미국 국적 A감독과의 협상결렬 이유는.
결국 국내거주 요건과 세금 문제였습니다. 해당 감독은 화상면담 및 대면면담 후 전술적 플랜이나 지도 스타일, 경력 등이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1순위 협상이 진행되었습니다. 협회는 해당 감독이 기술적 부분에서는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에 상당히 부합한다 생각했기 때문에 국내 거주 조건의 확인이 중요했습니다.
해당 후보 에이전트측은 협상 초반에는 연봉 규모나 국내 거주 요건에 대해 호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소득세율 등 세금에 대한 다양한 질의와 협상이 수차례 진행되는 과정에서 협상이 지연된 점이 있습니다. 협회측의 요청시한이 지나 협상이 사실상 결렬되고, 최종적으로 상대측에서는 “국내거주 문제와 세금 문제로 감독직 제안을 포기한다”는 회신이 왔습니다.
4.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회장이 모든 권한을 주었기에 이번 결정은 절차대로 투명하게 나 스스로 했다”는 발언은 무슨 뜻인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테크니컬 디렉터,TD)가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에 대해 의아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다소 표현이 거친 부분이 있었기에 보다 상세한 이해를 위해 상황을 설명드리자면,
정몽규 회장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후보 세 명을 유럽에서 만나 면담·검증을 이어나가겠다고 하자 이임생 이사에게 ‘TD의 판단을 믿을 것이며 선택에 동의하겠다‘고 했습니다. 최우선 후보자 결정에 자기 의견을 제시하거나, 지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미리 밝힌 것입니다.
이후, 기술총괄이사가 유럽에서 면담 후에 회장에게 결과보고를 하겠다고 했을 때에도, ‘최종적으로 누구로 정했는지, 나에게 직접 보고할 필요 없다’는 의사를 전했습니다. 이에 기술총괄이사는 3명 중 홍명보 감독이라고 김정배 상근부회장에게 전달하면서 계약진행을 요청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회장이 권한을 주어 투명하게 나 스스로 했다” 고 말하는 것입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