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상장사를 대상으로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회계업계가 해외 회계업계보다 통합관리체계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당국은 지난 17일 증선위 의결에 따라 감사인감리 결과 조치를 확정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상장사 감시인으로 등록된 회계법인 40곳 중 14곳을 감사인감리대상으로 선정했다.
국내 상장사를 대상으로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회계업계가 해외 회계업계보다 통합관리체계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4곳을 감리한 결과, 우리나라는 △업무수행(26%) △리더십 책임(20%) △인적자원(19%) △윤리적 요구사항(17%) 순으로 지적사항이 발견됐다.
해외에서도 국제회계감독자포럼(IFIAR)이 회원국 회계감독기구를 대상으로 'FY2023년 감사인감리'에 대한 설문조사(41개국 134회계법인)를 벌였는데, △업무수행 △윤리적 요구사항 △인적자원 등에 대한 지적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인의 품질관리 6대 요소로는 △리더십 책임 △윤리적 요구사항 △업무의 수임과 유지 △인적자원 △업무수행 △모니터링 등이 꼽힌다.
금감원은 국내외 회계법인 감리 결과를 비교했는데, 회계법인 통합관리 수준 관련 지표인 '리더십 책임'에서 국내 회계업계가 20%를 기록해 해외 6%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국내 회계업계가 통합관리체계 구축·운영에서 미흡한 까닭이다.
상장사 감사인등록법인은 품질관리의 효과성·일관성의 확보를 위해 인사·자금 등 경영전반의 관리체계를 단일회사(원펌, One-firm) 체제로 구축·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당국이 점검한 결과, 중소형의 리더십 지적개수(법인당 2개)가 대형(법인당 1개)의 2배로 전반적으로 미흡했다. 국내 중소형 회계법인에서 독립채산제 요소가 여전히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장사 감사인 등록제 도입 이후 회계법인들의 감사품질이 일정 수준 개선됐다는 평가가 있다"면서도 "이번 국내외 감사인감리 분석 결과 국내 등록회계법인이 해외의 상장회사 감사 회계법인에 비해 통합관리체계 측면에서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등록회계법인은 일반회계법인과 달리 상장회사에 대한 외부감사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므로, 등록법인으로서 기본요건인 통합관리체계를 갖추고 감사품질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감원은 해외 사례 및 대형·중소형 회계법인별 특성을 반영해 감사인감리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내부통제가 양호한 회계법인에 대해서는 해외처럼 업무수행 등 감사업무와 직접적인 분야에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원펌체제 구축이 미흡한 중소 회계법인에 대해서는 통합관리체계 구축·운영 등 취약부문에 대한 점검을 이어갈 방침이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