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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곤의 '트렁크 살인' 납치극 재구성…홧김에 목졸라

2015-09-17 20:06 | 이상일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이상일기자] 서울의 한 빌라에 주차된 차량 트렁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주모(35·여)씨의 살해 용의자 김일곤(48)은 충남 아산의 한 마트에서 주씨를 5분 만에 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7일 오후 브리핑을 열어 김일곤이 이달 9일 오후 2시 4분께 충남 아산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운전석에 타려던 주씨를 덮쳐 제압해 조수석에 앉히고는 차를 몰고 오후 2시 9분께 주차장을 빠져나와 납치했다고 밝혔다.

김일곤은 "운전석에 타려는 주씨의 울대를 눌러 제압하고 나서 차에 타면서 주씨를 조수석으로 밀쳐 낸 뒤 차를 몰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일곤이 주씨를 납치하는 데에는 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당시 주차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와 주씨의 차 사이에 큰 기둥이 있어서 이 장면이 찍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씨가 차 옆으로 가고 나서 2∼3분 후에 차량 와이퍼가 여러 번 흔들리고 비상등도 한번 켜지는 모습이 찍혔다. 이때 김일곤이 주씨를 강제로 제압하느라 차체가 흔들렸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김일곤이 차량에 짐을 싣는 주씨에게 접근해 뒤에 몰래 서 있다가 김일곤이 운전석에 타려는 찰나 주씨를 세게 밀치면서 차량 운전석 안으로 밀어넣은 뒤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김일곤은 한 손으로는 핸들을 잡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동시에 흉기로 주씨를 위협하면서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김일곤은 그날 천안을 지나다 주씨가 용변을 보고 싶다고 말하자 천안시 두정동의 한 골목에 주씨를 내려줬는데 주씨가 이 틈을 타 도망가자 다시 끌고 와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일곤은 "당초 주씨를 죽이려 하기보다는 차와 휴대전화만 빼앗으려고 했지만 주씨가 용변만 보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달아나자 순간 화가 나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일곤에게 여성 혐오증이 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이전에 식자재 배달업 할 때 돈을 제대로 주지 않은 주인들이 주로 여자였다"는 언급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김일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확한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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