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당정은 원팀'이라며 "한 배를 탄 운명 공동체"라고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 눈높이'를 재차 언급하면서 "건강하고 생산적 당정 관계"를 강조한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앞으로 어떤 협력 관계를 만들어갈지 주목된다.
전당대회가 우여곡절 끝에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고 62%라는 득표율로 마무리된 만큼 한동훈 대표에게 힘이 실리는 모양새이지만, 당정 간의 화합이 향후 국정 운영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일단 윤 대통령과 한동훈 신임 당지도부는 24일 상견례를 겸한 만찬을 갖는다.
대통령실은 만찬 자리에 대해 "대화합의 만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고, 이날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예방을 맞은 한 대표는 "당의 화합과 단결을 이끌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좋은 정치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한 대표는 이날 홍 수석과의 만남에서 "집권여당의 강점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제가 윤 대통령과 함께 당을 이끌면서 집권여당과 윤석열 정부의 역경을 이겨내고 국민을 위한 좋은 정치를 해서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 입장하며 한동훈 당대표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2024.7.23 [공동취재] /사진=연합뉴스
앞서 윤 대통령 또한 전날 열린 전당대회에서 축사를 통해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을 이겨내고 이 나라를 다시 도약시키려면, 무엇보다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며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국민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일에 당과 하나가 되고, 당과 정부가 단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당정이 원팀이 되어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일할 때 국민들께서도 더 큰 힘을 우리에게 실어주실 것"이라며 "저는 대통령이자 우리 당의 1호 당원으로서 우리 국민의힘이 '공감하는 민생정당', '유능한 정책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강력히 뒷받침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한 대표가 당권을 거머쥐게 되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근까지 돌출됐던 일명 '윤·한 갈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다만 한 대표는 이와 관련해 "전당대회 과정에서의 갈등은 묻고 가야한다"며 "과거는 과거대로 두고 미래로 가야한다는 생각"이라면서 당 화합과 단결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예고된 만찬 자리 말고도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독대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확정된 바 없다"며 "당장 오늘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추후 그런 것도 다 열려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회동의 정례화에 대해서도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늘 만찬을 계기로 당정이 어떤 식으로 소통하고 협력해 나갈 것인지 구체적 방안이 마련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모두 야당발 특검법 공격을 막아야 하는 '공동의 과제'가 놓여 있다. 겉보기에 당정이 화합을 연출하는 협력을 이어가더라도, 앞으로의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각자의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
이날 열릴 만찬 자리를 통해 당정 화합의 첫 단추를 꿰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당정이 어떻게 하나가 되어가고, 민생 회복에 집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