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LG에너지솔루션이 25일 올해 2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6조1619억 원, 영업이익 195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대비로 매출은 29.8%, 영업이익은 57.6% 감소한 수치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공시를 통해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당초 목표였던 성장 목표 4~6%에서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미국 IRA(인플레이션 방지법) 세액 공제가 예상보다 축소되면서 생긴 영향으로 분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 분기별 실적 그래프./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번 실적에서 반영된 IRA 세액 공제 금액은 4478억 원이다. 이를 제외한 2분기 영업이익은 2525억 원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 부사장은 “올해 2분기 매출은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 및 메탈가 약세에 따른 판가 하락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주요 고객사의 신규 EV 출시 물량 적극 대응, ESS전지사업부 출하량 성장 등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며 “손익의 경우 수요 감소에 따른 유럽 및 중국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 영향이 컸으나 북미 지역 배터리 판매 호조로 IRA 세액 공제 효과가 2배 이상 증가하며 전분기 대비 24.2% 상승했다”고 말했다.
◆줄어든 영업이익…그럼에도 유의미한 족적남긴 2분기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배터리공장 전경./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불안정한 대외환경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전지, ESS전지사업 부문에서 유의미한 수주 성과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안정적 글로벌 생산체계 구축, 공급망 다변화 및 연구개발(R&D) 등 여러 부문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이중 주목되는 부분은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최초로 전기차용 LFP(리튬, 인산, 철) 배터리 대규모 수주를 성공한 것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프랑스 완성차업체 르노와 39GWh(기가와트시)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파우치 배터리 최초로 셀투팩(CTP) 공정 솔루션을 적용해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도 증명했다.
현대차그룹과의 첫번째 합작공장인 인도네시아 HLI그린파워도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해당 공장은 지난 4월 가동을 시작해 현재 안정적으로 제품 양산이 진행 중이다. 향후 아시아의 신규 생산 거점으로써 성장해 아세안 전기차 수요에 대응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ESS전지사업부문도 5월 한화큐셀과 4.8GWh 규모의 북미 전력망용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단순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이 아닌 ESS SI 전문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의 SI(시스템통합)도 함께 제공하며 고객 가치 역량을 한층 높였다.
이 밖에도 호주 리튬 광산 업체 라이온타운과 고품질 리튬정광 175만t 장기 공급계약 및 전환사채 투자계약을 체결해 공급망 경쟁력도 강화했다. R&D 측면에서는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셀을 설계하는 AI(인공지능) 솔루션을 자체 개발했으며 미국 반도체 기업 ADI와 셀 내부 온도 측정 기술 개발 MOU를 맺는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근본적 경쟁력 구축해야"…매출 확대 노력 지속한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해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IRA 세액 공제 전망치는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생산 목표 조정에 따라 기존 45~50GWh에서 30~35GWh 수준으로 조정했다. 다만 △북미, 유럽 주요 고객사의 신차 출시에 따른 출하량 확대 △IT 고객사의 프리미엄 제품 수요 대응 △전력망 ESS 판매 확대 등의 기회요인을 적극 활용해 매출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생산 효율성 및 투자 유연성 극대화 △압도적 기술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신제품 양산 가시화 △고객 및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제품 가격 경쟁력 강화 등 주요 과제를 하반기 집중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전방 수요 변화 모니터링을 통해 생산시설 신∙증설 속도를 조절하고, 기존 EV 생산라인의 ESS 전환 등을 통해 각 생산거점별 케파 가동률을 끌어 올린다. 이와 함께 진행중인 투자 계획을 재검토한다. 이후 전략적 우선순위에 따라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신제품 양산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하반기 원통형 신규 제품인 46시리즈의 본격적인 양산이 예정되어 있으며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한 ESS LFP 제품도 북미와 유럽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생산 물량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건식전극 공정 파일럿 라인을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구축하며 미래 기술 확보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제품 원가 경쟁력 강화도 지속한다. 원재료의 직접 조달 영역을 주요 광물에서 전구체 영역까지 확대하고, 업스트림 업체에 대한 지분투자도 강화해 공급망 경쟁력을 높인다. 또한 공정 간소화와 스마트팩토리 적용 가속화를 통해 생산 효율성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사장은 “예상보다 어려운 사업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근본적인 경쟁력과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더욱 단단히 구축해 미래 배터리 산업을 이끌 글로벌 선도기업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