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채상병특검법(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25일 재의결 끝에 결국 최종 부결 처리됐다.
채상병특검법 재의의 건은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무기명 투표가 진행됐지만 총투표수 299표 중 찬성 194표, 반대 104표, 무효 1표로 부결 처리됐다.
한 차례 대통령에 의해 재의가 요구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7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 재의결 안건에 대한 무기명 투표 결과지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전달되고 있다. 2024.7.25./사진=연합뉴스
채상병특검법은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행사) 행사 이후 한 차례 폐기된 바 있다.
야권은 22대 국회에서도 재차 채상병특검법을 발의했지만 이번에도 윤 통령이 지난 9일 미국 하와이 순방 도중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국회 재의결 절차를 거쳐 결국 이번에도 최종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심우정 법무부 차관은 표결 전 윤 대통령의 국회에 채상병특검법 재의를 요구한 이유에 대해 "국회법에 명시된 20일의 숙려 기간도 준수하지 않은 채 여당과 충분한 협의나 토론 없이 입법청문회만 거친 후 통과돼 헌법상 민주주의 원리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구나 특별검사 후보 추천권을 야당이 행사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후보자 중 연장자를 특검으로 임명 간주하는 규정까지 둠으로써 지난번 법안보다 위헌성이 가중됐다"며 "위헌적 요소가 있는 법률안에 대해 재의 요구를 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대통령의 헌법상 의무에 반할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야당 의원들은 최종 부결 직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재의결에서 반대 표결을 행사한 여당 의원들을 성토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바로 범인"이라며 "국민의힘이 수사외압과 국정농단의 공범이 아니라면, 권력과 민심을 두고 어떻게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특검법은 또다시 부결됐지만,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진실을 밝히고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해병대원 순직사건의 실체적 진실과 수사외압, 국정농단 의혹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드리는 그날까지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지켜보던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들도 이른바 '제3자 추천 특검법'을 주장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이름을 언급하며 여당을 향해 "채상병특검법을 발의하라"로 집단 항의하기도 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