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청원 2차 청문회를 열었지만, 증인으로 채택된 24명 중 18명이 무더기로 불출석해 이를 놓고 여야가 시작부터 충돌했다.
핵심 증인 중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만 참석했다.
이날 청문회는 청원의 사유 중 하나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방 수수,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조작 의혹을 주제로 열렸는데, 이원석 검찰총장·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대표·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 등 증인 5명은 사유서를 내고 불출석했다.
또한 김 여사와 그의 모친 최은순씨,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강의구 대통령실 부속실장 등 대통령실 관련 증인 13명은 사유서를 내지 않고 불출석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김건희 최은순 정진석 증인 등 13명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무단으로 불출석했다"며 "오늘 불출석한 증인들은 지난 24일 법사위에 상정된 '김건희 특검법' 입법청문회 시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2차 청문회에서 주요 증인석이 비어있다. 이날 열린 청문회에는 주요 증인 중 최재영 목사(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만 출석했다. 2024.7.26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김 여사와 최은순 씨, 그리고 대통령실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불출석하고 있어 심히 유감"이라며 "이렇게 진실을 덮는다고 국민이 모를 줄 안다면 큰 오산이자 오판이라고 다시 한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최근 검찰이 김 여사를 제 3의 장소에서 대면조사한 것에 대해 "전직 대통령과 여사 수사를 받을 때도 포토라인에 세웠던 검사들이 그때 결기는 어디 가고 받아쓰기하는 검사들로 전락했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맞선 국민의힘은 야당이 주도한 청문회의 불법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 발언에서 "늘 강조하지만 탄핵 발의 청원은 법사위에서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우리가 '불법 청문회'에 참석한 이유는 국민을 호도하는 민주당의 행태를 알리기 위해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재판 중이므로 관련법상 국회 국민동의 청원이 될 수 없다"며 "(서울중앙지검장 당시 수사를 지휘한)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청문위원으로 참석하는 것은 이해충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성윤 의원은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에 따르면 이해충돌은 사적 이익 추구에 해당해야 한다"며 "김건희와 윤석열의 범죄 의혹을 밝히겠다는 것이 어떻게 사적 이익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 의원은 "중앙지검장 당시 내가 (김건희 여사 사건 의혹을) 탈탈 털고도 증거를 못 찾았다고 하는데, 이 말을 들을 때마다 피가 거꾸로 솟는다"며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은 내게 '네가 눈X에 뵈는 게 없냐'며 폭언을 했고, 항명한다고 나를 공격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청문회는 증인 심리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청문회 개최 및 증인 채택 여부를 둘러싸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이번 청문회는 그야말로 헌법과 법률에 반하는 위헌 위법적 청문회"라며 청문회의 불법성을 강조하자, 정청래 위원장은 "청문회가 불법이면 나가시라"며 "왜 본인은 불법을 같이 저지르는 공범 행위를 하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국회의장이 합법적인 청원이고, 기밀 등이 아니어서 법사위에서 심사하라고 한 청원을 불법 청문회라고 한다면 국회의장에게 따져야 한다"고 말하자, 송 의원은 "그러면 제가 나갔다 다시 들어오겠다"며 "불법임을 보여주기 위해 나가겠다"고 법사위를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