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7월 초부터 이어진 장마가 끝난 후 찾아온 찜통 더위에 에어컨 수요도 대폭 늘었다. '1방 1에어컨' 트렌드에 따라 제품을 추가 구매하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전력 소모가 높던 구형 제품에서 전력 효율을 높인 최신 에어컨으로 교체하는 소비자들이 주를 잇는 것으로 분석된다.
LG휘센 스탠드 에어컨이 설치된 모습./사진=LG전자 제공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스토어는 지난주 에어컨 판매량이 바로 전주 대비 약 54%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폭염 특보가 내려진 경남 지역의 지난주 주말 판매량은 전주 대비 약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삼성전자가 판매하는 에어컨 중 주력 제품은 비스포크 AI(인공지능) 무풍 갤러리다. 모든 제품이 에너지 소비효율 1~2등급을 획득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특히 '스마트싱스 AI 절약 모드'를 설정하면 맞춤 절전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
LG전자도 이른 무더위에 에어컨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AI 탑재 휘센 스탠드 에어컨은 6월 기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했다. 이 제품은 고객이 풍속과 방향을 조절하지 않아도 AI가 알아서 공간을 분석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AI 스마트케어' 기능이 탑재됐다.
이 같은 에어컨 판매량 급증이 실적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덕분에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6944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LG전자의 올해 에어컨 판매량이 역대급 폭염을 기록했던 2018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국내 에어컨 판매량은 250만~260만 대로 추산된다.
캐리어에어컨도 여름 특수를 맞았다. 지난 5~6월 기준 캐리어에어컨의 '디오퍼스 플러스'의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 증가했다. 이 제품 역시 AI 기능은 물론 에너지 효율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고물가 속에서도 에어컨을 찾는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장에 출시된 모델은 대게 인버터 방식으로 구동하는 에어컨이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 나왔던 구형 모델은 전력 소모가 높은 정속형이 대부분이다.
정속형 에어컨의 경우 대부분 에너지효율이 5등급이며, 인버터 에어컨은 이보다 우수한 1~4등급을 획득한 경우가 많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인버터 방식 에어컨으로 교체하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1방 1에어컨' 트렌드도 고물가 속 에어컨 판매고에 일조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년보다 이른 더위와 40도를 웃도는 기온이 예고되며 에어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높은 에너지 효율성과 AI 같은 특장점을 강화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