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22일 인사청문회에서 하반기 중 제4인터넷은행 선정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잠잠하던 신규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앞서 국민통합위원회는 지난 18일 신규 인터넷은행 설립의 방향성을 '소상공인 특화 은행'으로 세운 바 있다.
다만 최근 소상공인의 채산성 악화 및 폐업률 증가 등으로 기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가 최대 경영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22일 인사청문회에서 하반기 중 제4인터넷은행 선정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국민통합위원회는 지난 18일 신규 인터넷은행 설립의 방향성을 '소상공인 특화 은행'으로 세운 바 있다. 다만 최근 소상공인의 채산성 악화 및 폐업률 증가 등으로 기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가 최대 경영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김 후보자가 취임한 이후를 기점으로 연내 제4인터넷은행 선정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지난해 은행권 경쟁촉진의 하나로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설립 부분이 발표됐고, 이와 관련해 기존 인터넷전문은행들에 대한 평가를 그동안 진행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가 (금융위원장에) 취임하면 인가나 심사 기준을 검토해서 하반기에는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제4인뱅 설립 의지를 밝힌 가운데, 새 사업자는 '소상공인'을 위한 포용금융 특화 은행으로서 역할을 할 전망이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도 지난 18일 새 인터넷은행의 설립 목적을 '소상공인 특화 은행'으로 공식 제안했다.
현재 제4인뱅 설립을 희망하는 △더존뱅크 △KCD뱅크 △유(U)뱅크 △소소뱅크 등 4곳의 컨소시엄도 통합위 의견에 동참의 뜻을 밝혔다. 신규 은행 설립을 앞두고 전통 은행들도 사업파트너로서 컨소시엄에 하나둘 합류하고 있다.
'KCD뱅크'로 출사표를 던진 한국신용데이터(KCD)는 지난 3월 IBK기업은행과 iM뱅크로부터 신규 투자를 유치받은 데 이어, 우리은행·카드의 컨소시엄 참여를 이끌어냈다. 우리금융은 KCD가 창업할 당시인 지난 2016년 지주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인 위비핀테크랩 지원 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더존뱅크 컨소시엄에는 신한은행의 참여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는 신한은행과 더존이 그동안 협업사업을 많이 해온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과 조인트 벤처를 만들면서 지분을 일부 취득한 바 있다.
유뱅크 컨소시엄에는 자본금 조달 역량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현대해상의 참여가 눈길을 끈다. 현대해상은 핀테크 기업인 렌딧, 루닛,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트래블월렛 등과 초기 주주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새롭게 출범할 금융위부터 신규 컨소시엄까지 소상공인 특화은행 설립에 대한 의지는 상당하지만, 대출 상환여력이 떨어지는 개인사업자의 부실화는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최근 국내 은행권의 기업대출 연체건수와 연체액이 1년 전보다 두 자릿수 이상 급증했는데, 개인사업자대출을 적극 확대 중인 인터넷은행 3사도 기업(개인사업자)대출에서 연체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에 따르면 인뱅 3사의 총 대출건수는 올해 5월 말 19만 1500건을 기록해 지난해 동월 11만 5500건 대비 약 65.8% 증가했다. 대출잔액도 지난해 5월 말 2조 7000억원에서 51.9% 불어난 4조 1000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대출연체'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은행들의 5월 말 개인사업자대출 연체건수는 10만 1700건으로 지난해 5월 말 7만 600건 대비 약 44.1% 증가했는데, 연체금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도 지난해 5월 말 2조원에서 55.0% 불어난 3조 1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연체율은 전달보다 0.08%p 상승한 0.69%를 기록했다.
인터넷은행 3사도 결을 같이 하고 있는데, 3사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건수는 지난해 5월 말 1000건에서 올해 5월 말 4600건으로 크게 불어났다. 연체액은 1000억원 증가했다.
개인사업자대출을 가장 먼저 선보인 토뱅이 올해 5월 말 2000건의 연체를 기록해 지난해 5월 말 900건 대비 크게 증가했고, 케뱅도 100건에서 1700건으로 크게 불어났다. 대출연체가 없었던 카뱅도 올해 5월 말 900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로선 3사가 대출연체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부실채권을 매각하고,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전망이다. 통상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채권을 부실채권으로 인식해 '고정이하' 등급을 부여하고, 별도로 관리한다. 이후 은행이 사실상 회수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할 경우, 장부에서 이를 없애거나(상각)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을 통해 헐값에 매각하는 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 설립 후 3년여 흐르면 수익을 낸다는 게 사실상 검증됐다"며 "예비 사업자들이 일제히 소상공인 특화 은행을 내세우는 건 정부로부터 우선적으로 인가를 받기 위한 영향이 큰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은행이 공급하는 개인사업자대출은 개인신용대출의 일환으로, 중저신용자 대출의 다른 모습일 뿐이다"며 "일반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렵다보니 인터넷은행으로 몰리는 것인데, 부실위험이 큰 만큼 건전성 관리가 최대 과제"라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