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책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계는 어쩔 수 없이 다시 한 번 신뢰성 문제를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와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들에서부터 촉발된 위기가 온투업계로 옮겨붙는 양상이다. 위기 규모가 엄청나게 크지는 않더라도 핀테크 전반에 대한 신뢰성 문제는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책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계는 어쩔 수 없이 다시 한 번 신뢰성 문제를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사진=김상문 기자
30일 정부와 각 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여파가 점점 더 규모를 키워가며 우려를 더해가고 있다. 우선 이날 전해진 소식을 보면 ‘피해 최소화’ 입장을 거듭 천명하던 티메프 측은 결국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중소벤처기업부, 금융감독원 등과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지연 사태와 관련해 피해업체 금융지원 회의를 열고 모든 금융권과 정책금융기관 등에 협조를 요청했다. 금융당국은 피해업체의 금융 애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금융권에 협조를 요청했으며, 금융권도 취지에 공감하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우선 KB국민‧신한‧SC제일은행 등 선(先)정산 대출 취급은행은 선정산 대출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출만기 연장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선정산 대출을 이용한 판매업체의 귀책 사유 없이 연체 사실이 등록되고 신용평가점수가 하락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신용보증기금과 IBK기업은행은 ‘3000억원+α’의 보증부 대출 프로그램을 신설해 긴급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온투업체들이 티메프 측에 대한 선정산 대출을 실행해 이번 정산 지연 사태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선정산채권(SCF) 투자상품인데, 커머스에 입점한 판매업자들의 정산대금 유동성을 개선해주기 위해 금융사가 돈을 미리 지급해주고 일부 수수료를 챙기는 ‘빠른 정산’ 서비스와 관련이 있다.
정산 과정에 투자자들이 연 8% 수준의 수익을 목적으로 정산채권(Supply Chain Fiance) 활용 투자에 나서곤 했었으나, 이번 사태로 관련상품 판매는 중단된 상태다. 어니스트에이아이와 윙크스톤파트너스, 누리펀딩 등의 업체 이름이 거론되며, 티메프 관련 대출잔액은 30억원 미만으로 이번 사안의 규모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많지는 않다.
투자자별 개인 한도도 최대 500만원으로 막혀 있어 큰 파장이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업계 전반의 신뢰성 부분이다. 현재 어니스트AI 측 관계자는 “정부 대책 등으로 티몬·위메프가 입점 업체에 정산 대금을 지급해야 원금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이달부터 온투업에 대한 기관투자 규제가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로 온투업계 전반에 대한 건전성 우려가 커질 가능성이 우려된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월말 기준으로 국내 영업 중인 42개 온투업체의 평균 연체율이 10.57%를 기록해 작년 말 8.88% 대비 상승 추세에 있다. 고질적인 투자수요 위축 문제가 오히려 이번 사태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오늘(30일) 오후 2시 긴급 현안질의에 나선다.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이 국회에 출석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