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무렵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믿음’으로 굳어가고 있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는 증시에 호재로 인식되지만, 문제는 때때로 증시가 이론보다 심리에 더 많이 좌우된다는 사실이다.
9월 금리인하 호재를 미리 당겨오다 못해 내달인 8월부터는 변동성 장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을 포함해 증시 투자전략에 대한 궁금증도 더욱 커져만 가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무렵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믿음’으로 굳어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저마다의 관점을 담아 국내외 증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거의 모든 회사들에서 발견되는 관점은 현재가 변동성 구간이라는 점이며, 과감한 베팅보다는 시장의 흐름에 대한 면밀한 관찰을 주문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플랫폼 업체 관심 여전히 유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주식팀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는 이와 같은 정황이 잘 기재돼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여건은 침체와 소프트랜딩(연착륙) 그 사이 어디에서 위치한 것으로 추정되나 그 최종 종착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뜨거운 상태”라고 현 상황을 진단하면서 “기업들의 실적 또한 불확실성이 짙다고 볼 수 있으며 미 대선 이슈 역시 분명히 시장 가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지라 지속 추적관찰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서 연구원은 “일련의 매크로 불확실성을 소화하고 시장이 이에 대한 내성을 확보하게 된다면 펀더멘털 원칙은 다시금 부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확실성 구간을 통과하고 나면 결국은 다시 실적에 기반한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기술적 과매도 구간에 근접한 반도체와 플랫폼 업체들에 대하여 점진적인 분할매수 방식을 권장한다”고 제안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가 제안하는 글로벌 포트폴리오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TSMC, 브로드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이튼 등의 인공지능(AI)‧반도체 관련 기업과 일라이 릴리, 화이자 등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의 이름이 눈에 띈다. 최근 이들 종목에 대한 변동폭이 커진 만큼 분할매매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하다는 제안으로 읽힌다.
美 FOMC에 쏠리는 시선…“연준, 신중하게 움직일 것”
현재 진행중인 통화정책회의(FOMC)에 대한 대응 역시 이번 주 증시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금리인하 신호를 보내면서도 시장 안정을 위해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조 연구원은 ‘금리인하를 뒷받침하는 요인들’로 고용시장 둔화 신호‧주택시장 침체‧제조업 경기 부진‧인플레이션 둔화세 지속 등을 꼽았으며 ‘금리 동결을 지지하는 요인들’로는 2분기 GDP 깜짝 성장‧소비지출 견조 등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총격 사건 이후 도널드 트럼프의 정책을 추종하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미국은 물론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허나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레이스 하차로 인해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결 구도가 재정립되면서 트럼프 트레이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판단도 다시 한 번 중요해졌다.
트럼프 트레이드 언제까지? 바이오‧부동산에 쏠리는 시선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로 인한 증시의 하방 압력은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서 주목받으면서 확실하게 완화됐고, 그에 따라 투심 역시 어느 정도 회복된 모습을 보이면서 낙폭이 축소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황 연구원은 “미국 디스인플레이션이 진행됨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투심 회복에 힘입어 그동안 다소 부진한 움직임을 보여왔던 바이오 테마가 7월 들어 상승세를 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금리인하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대표적인 수혜 섹터 중 하나인 바이오‧헬스케어 부문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부동산 섹터에 대해서도 관점의 변화가 포착된다. 황 연구원은 “그동안 부동산 시장 침체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던 높은 국내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이 집중되는 수도권 지역(특히 강남)에서 아파트 매매 시장으로 대표되는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것에 힘입어 건설주들 역시 상승세를 시현 중”이라고 진단하면서 “상업용 리츠 테마에 악재로 인식되고 있는 한국 건설경기 관련 우려는 일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