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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보다 점유율…전기차 출혈 경쟁 우려

2024-07-31 16:31 |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전기차 시장에서는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극복을 위한 제조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제조업체들은 가격할인과 할부금융 금리 인하 등 각종 프로모션을 내놓으며 출혈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공격적 할인 경쟁으로 인한 재무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과연 가격 경쟁이 전기차 수요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 가격 인하 경쟁이 아닌 배터리 자체 개발 등 연구개발을 통한 가격 절감으로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텔란티스코리아는 푸조의 전기차 e-208과 e-2008 SUV(스포츠유틸리티차)의 국내 공식 소비자 가격을 최대 1400만 원까지 인하했다. 위축된 전기차 소비 심리를 정면 돌파하기로 결정하고, 소형 전기차 경쟁에 승부수를 띄운다는 방침이다.

푸조는 이번 가격 인하로 한국 시장에서 푸조 전기차 라인업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푸조는 e-208과 e-2008 SUV(2023년식 대상)의 공식 소비자 가격을 각각 1310만 원, 1400만 원 인하해 3890만~4190만 원에 판매하기로 했다. 

e-2008 SUV 알뤼르 트림은 1400만 원 인하돼 3890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e-208은 기존 5300만 원에서 3990만 원으로 약 25% 하향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 구매가는 3000만 원대 초중반으로 낮아진다.

폭스바겐 전기차 ID.4./사진=폭스바겐코리아 제공



폭스바겐코리아도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오는 9월까지 전기 SUV ID.4 대상 1386만 원 상당의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권장소비자가 5990만 원인 ID.4 실제 구입가는 서울시 기준 보조금 최대 적용 시 3999만 원에 구매 가능하다. 보조금 혜택이 더 큰 지방에서는 3000만 원 초중반에도 구매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상방기 아이오닉5와 EV6의 상품성을 대폭 강화하면서도 가격을 동결했다. 전기차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가격을 동결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제조업체들이 무리한 가격할인과 할부금융 금리 인하 등 각종 소비자 인센티브를 연이어 내놓고 있는 것은 캐즘 극복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업체들은 비싼 차로 인식되고 있는 전기차에 더 큰 할인을 단행하고 있다. 내연기관 차보다 가격 인하 폭이 더 큰 전기차의 할인경쟁이 격화하면서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보조금을 삭감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데다 전기차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업체들은 소비자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할인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당장 수익성이 악화하더라도 점유율 확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 도태되지 않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다.

전문가들은 지속되는 출혈경쟁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단기적인 대응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단순 가격 할인이 아닌 배터리 자체 개발 등 연구개발을 통한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지금처럼 출혈경쟁을 지속하게 되면 당장은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지만, 충성 고객도 떠나가고 수익성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브랜드 이미지도 떨어지게 된다"면서 "당장의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가격 할인이 아니라 기술 개발, 품질 개선을 통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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