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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 하루만…野 탄핵 추진에 이진숙 '버티기' 전망

2024-07-31 21:08 | 최인혁 기자 | inhyeok31@mediapen.com
[미디어펜=최인혁 기자]야권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취임 당일인 31일 탄핵소추안 발의를 예고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기 전 자진 사퇴하거나, 직무정지를 감내하고 버티기에 돌입하는 방안 중 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이 위원장이 직무 정지 전 자진사퇴라는 전처를 답습하기보다 거야의 ‘정치 탄핵’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버티기에 돌입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진숙 전 대전 MBC사장을 신임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또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대통령 추천 몫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지명했다. 이로써 방통위는 지난 26일 이상인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겸 부위원장 자진사퇴로 맞이한 사상 초유의 ‘0인 체제’를 해소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임명과 동시에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했다. 그는 취임식 후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업무를 최우선으로 추진했다. 이 위원장은 취임식에서 “건전한 공론장이 돼야 할 공영방송이 비판의 중심에 서 있다. 사회적 공기인 공영방송과 미디어의 공영성, 공정성 재정립을 위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면서 “공영방송의 공공성 공정성 확보를 위한 이사회 구성을 조속히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7월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 이 위원장은 김 부위원장과 함께 오후 5시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 의결을 위한 회의를 주최하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와 KBS 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방통위가 ‘2인 체제’로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의결한 것은 위법이라며 이 위원장 탄핵을 당론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야권은 앞서 이동관,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이 5인 합의제인 방통위를 2인 체제로 운영한 것이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이들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에 이 위원장의 탄핵소추안은 오는 1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후 72시간 이내 무기명 표결에 부쳐진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경우 이 위원장의 직무는 즉시 중지된다. 

더불어 야권은 이날 이 위원장이 대전 MBC사장 재직 시절 법인카드를 불법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 위원장이 업무상 배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뇌물 공여 등의 의혹이 있어 직무를 수행하기 부적절하다는 점을 강조해 탄핵 명분을 쌓기 위함이다. 

김현 국회 과방위 야당 간사는 이 위원장 고발 기자회견에서 “이 위원장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것은 물론 재임기간 중 청탁금지법이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준을 초과하는 접대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라며 “공공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할 방통위원장에 공직윤리와 도덕성을 한 점 찾아볼 수 없는 이 위원장은 엄중하게 조사에 임하라”고 비판했다.

한편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의 탄핵 공세에도 이 위원장은 ‘버티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전임 위원장들은 탄핵소추안이 통과될 경우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업무가 중단될 것을 우려해 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반면 이 위원장은 취임 당일 방통위의 시급한 현안인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업무를 마무리해 직무가 중지돼도 치명적이지 않다. 사실상 주어진 소임이 끝나 사퇴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 전임 방통위원장들의 자진사퇴로 누적된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할 필요성도 이 위원장이 버티기에 돌입할 이유로 거론된다. 앞서 자진사퇴한 방통위원장들은 야권으로부터 부당한 업무를 추진한 탓에 탄핵을 피해 도망을 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따라서 이 위원장이 거야의 탄핵소추안을 헌법재판소에서 기각 시켜 이들이 ‘정치 탄핵’의 희생자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 위원장의 탄핵 여부를 결정하게 될 헌법재판소가 지난 5월 방통위가 2인 체제로 의결한 ‘KBS수신료 분리징수’ 사건에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은 바 있어, 같은 명분으로 제기된 이 위원장의 탄핵소추안도 기각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이 위원장은 자진사퇴 대신 버티기로 거야의 무차별적 정치 탄핵에 대한 역공의 발판 마련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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