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국회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열풍'이 그 끝을 모르고 치닫고 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검사에 대한 첫 탄핵 청문회를 이달 14일 오전 10시에 열기로 하면서부터다.
지난달 31일 전체회의에서 국회 법사위는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 사건 조사계획서를 채택하고 나섰다. 이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주도했고, 당 차원에서 반대하는 국민의힘은 불참했다.
문제는 헌정사 최초의 검사 탄핵 청문회의 주인공인 김영철 차장검사가 누구냐는 것이다.
법사위는 일명 '도이치모터스 수사 봐주기' 의혹 및 '장시호 뒷거래' 의혹을 들며 탄핵 청문회를 연다고 밝혔지만, 김 차장검사는 대검찰청 재직 당시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비롯해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 총괄 지휘를 맡았다.
법조계 누가 보아도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방탄'의 목적으로 읽히고, 수사 총괄 지휘자에 대한 '보복'의 성격으로도 보인다.
이뿐 아니다. 김 차장검사는 민주당이 앞서 탄핵을 추진하겠다며 지목한 검사 4명 중 첫 사례에 불과하다. 민주당은 탄핵 대상에 오른 다른 검사 3명(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엄희준 부천지청장)에 대한 탄핵도 순차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개회하고 있고 있다. 2024.7.31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영훈)가 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사 탄핵소추안 발의와 관련한 긴급 토론회를 오는 6일 연다. 대한변협 주최 토론회에서는 각 주제발표자들이 '검사탄핵소추의 법적 문제점'과 '법치주의 위기와 대응과제', '탄핵제도의 현황과 입법개선방안'에 대해 하나하나 밝힐 예정이다.
변협이 우려하는 지점은, 민주당의 검사 탄핵소추안 발의가 해당 검사의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외부적으로 압력을 작용함으로써 재판 독립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다. 변협은 해당 검사가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권한 행사가 정지되고 업무 수행으로부터도 배제되기 때문에, 재판 중인 사건의 심리에도 지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검사는 국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탄핵소추안을 의결해 버리면 직무에서 즉각 배제된다. 헌법재판소 최종 판단까지 최소 1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직무복귀가 결정될 때까지 사건 수사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특정 검사에 대한 직무배제를 언제나 할 수 있다.
민주당의 이러한 방침으로 인해 오는 9월 정기국회까지 검사 탄핵 정국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이에 대한 득실 계산에 있어서 민주당 내부 일각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검사들이 분열될 가능성이 있었는데 오히려 검찰이 내부적으로 단합하고 검사 개인들이 똘똘 뭉칠 빌미를 줬다는게 '실'로 꼽힌다.
반면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방탄'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건 '득'이다.
하지만 이 또한 이 전 대표에 대한 방탄이라는 의도를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 향후 여론전에서 민주당이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 어린 목소리까지 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 있어 '검사 탄핵'은 당론이다. 하지만 그 목적이 이 전 대표의 '방탄'인 이상, 국민적인 지지를 받을 순 없게 됐다.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검사 탄핵을 추진할지 민주당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