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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지적에도 與 필리버스터 맞대응 이유는?

2024-08-01 16:04 | 최인혁 기자 | inhyeok31@mediapen.com
[미디어펜=최인혁 기자]국민의힘이 111시간에 걸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종료한 지 이틀 만에 또다시 최소 2박 3일간의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거야가 의석수를 앞세워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할 수 있어 무의미한 소모전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여론전에서 효과를 거두고 있어 맞대응을 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발의한 ‘2024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이 상정됨에 따라 입법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이들은 본회의에 함께 상정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란봉투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에 나설 방침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 후 24시간이 지난 뒤 재적의원 5분의 3이상 찬성할 경우 이를 강제종료 할 수 있다. 따라서 필리버스터 정국은 최소 2박 3일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야권의 입법 독주를 규탄하고 있다. 2024.8.1.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다만 국민의힘의은 필리버스터로 입법 저지라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거야가 의석수 180석 이상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채상병특검법, 방송 4법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하지만 야권에 의해 강제 종료되며 입법 저지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이 또다시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낸 것은 여론전에서만큼은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의석수 열세로 거야의 입법 독주를 저지할 방안이 없다. 대신 필리버스터를 통해 거야의 ‘입법 독주’라는 프레임을 견고히 하며 여론전에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 방송 4법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변동 없는 현상 유지 수준에 그쳤다. 여론조사기관 공정이 7월 4주 차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것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주 대비 1.3%p 내린 40%, 민주당은 지난주와 동일한 32%를 기록했다. 여론조사는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당일인 지난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됐다. 

거야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유도하는 입법 공세로 여론전에 나섰지만, ‘입법 폭주’라는 프레임으로 이를 상쇄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가 ‘입법 저지’라는 본연의 목적을 수행할 수는 없지만, 야권이 여론전에서 우위를 차지할 기회를 원전 차단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이에 윤 대통령 또한 거부권 행사에 부담감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국민의힘은 우원식 국회의장의 편파적 의사진행도 필리버스터로 항의한다는 방침이다. 여당은 민주당이 합의 없이 입법을 강행하고 있는 배경으로 우 의장의 편파적인 의사 진행을 지적하고 있다. 우 의장이 여야 합의라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음에도 쟁점 법안을 상정하고 있다는 이유다.

이에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노란봉투법 필리버스터도 사회를 보이콧했다. 우 의장과 이학영 부의장의 피로도를 누적시켜 편파적인 의사 진행을 규탄하겠다는 의도다. 우 의장과 이 부의장은 지난 방송 4법 필리버스터 당시에도 주 부의장이 사회를 거부해 5박 6일간 3시간씩 사회를 교대하며 피로감을 호소한 바 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지난 29일부터 30일 이틀간 진행됐다.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해 무선100% RDD 방식 ARS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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