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환경부가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 중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반발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달부터 주민 대상 설명회를 열고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지자체 건의 댐이 아닌 국가 주도 건설 댐 후보지에는 보안 등 이유로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김완섭(가운데) 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후대응댐 후보지(안)' 선정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환경부
환경부는 1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기자실에서 백브리핑을 열고 신규 댐 관련 내용과 추진 계획 등을 설명했다.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국가 주도 댐 후보지 선정이 사전 협의가 아닌 일방적 결정이었다는 주장에 대해 "5개 지역에 미리 말씀드렸다"면서도 "다만 보안 등 이유로 아주 일찍 알리진 못했다. 3일 정도 전에 알린 곳도 있고, 발표 임박해서 알린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 안에 들어가는 거라 공유 차 말씀드린 거고, 지역 공청회 등은 공식 절차에 따라야 해서 그정도 수준에서 알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사전 협의가 아닌 '통보'라는 주장을 에둘러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30일 환경부는 신규 댐 후보지(안) 14곳을 발표했다. 이 중 강원 양구 수입천과 충남 청양 지천, 강원삼척 산기천, 충북 단양 단양천, 경북 청도 운문천 등 5곳은 지자체 건의가 아닌 정부가 댐 건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추진하는 지역이다.
환경부 발표 직후 강원 양구군과 충북 단양군은 즉각 반발했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양구군민은 소양강댐 건설 이후 수없이 많은 고통을 인내하며 극복해 왔다"며 "군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양구군에 또다른 댐을 건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하게 댐 건설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양구군과 양구군의회, 지역사회단체 등은 '수입천댐 백지화 범군민대책위원회' 구성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근 단양군수 또한 "단양천댐 설립을 요구한 적 없다"면서 "환경부에서 댐 건설 명분으로 말하는 산업용수 수급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환경부는 댐 건설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환경부 입장도 설명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관계자는 "과거 댐 건설 시 주민들이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수몰로 인한 이주와 상수원 규제였다"며 "이번에는 최대한 수몰을 적게 하고, 상수원 규제는 1곳만 한다. 주민 지원 또한 대폭 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인해 댐 건설이 무산될 가능성에 대해 또다른 관계자는 "예단할 수 없다"며 "정부가 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곳이기 때문에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고, 지역 설명회 듣다 보면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구가 반대한다고 해서 '여기서는 될까?' 이런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고 부연했다.
댐 사업비가 수십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측에 대해서는 "전혀 아니다"라며 "정확한 총사업비는 댐 건설 위치나 규모가 결정되면 말씀드릴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13년 확정된 '2차 댐 건설 장기계획'에서 고시한 14개 댐 저수용량 및 사업비를 예시로 들었다.
그는 "당시 총 저수용량은 약 4억8000톤, 이번 저수용량은 3억1600톤"이라며 "당시 추계한 게 약 3조600억 원이었는데, 현재 추진하는 14개 댐 저수용량이 줄었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도 수십조 원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환경부는 이달 셋째 주부터 지역 주민 설명회를 시작해 연내 하천관리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댐 건설 절차가 수월하게 진행될 경우, 일부 댐에 한해 이르면 2027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