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올해 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의료 대란으로 제약업계가 우려했던 것과 달리 2분기 실적도 여전히 성장세를 나타냈다. 실적 성장의 주된 요인으로는 해외사업과 중소‧중견 병원 등의 영업이 꼽힌다. 다만 의료대란이 장기화될 경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있다.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사진=대웅제약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의료대란으로 인한 실적 영향의 기우에도 불구하고 각 업체들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한 제약업체들은 대부분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의료대란으로 인해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종합 병원의 부재를 지방 중소 병원과 해외 사업 실적으로 매꾼 것이다. 영업이익이 하락한 업체들의 경우 R&D(연구개발)비용의 확대와 인건비 등으로 인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한 한미약품은 매출액 3781억 원, 영업이익 58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 각각 10.3%, 75.3% 증가한 수치다. 한미약품 실적 배경에는 자회사 북경한미의 매출성장과 복합신약의 판매 확대가 주효했다.로수젯, 아모잘탄 등 주력 제품들의 판매 확대도 크게 일조했다.
한미약품은 실적 발표를 통해 R&D 비용은 전체 매출 13.8%에 달하는 523억 원을 투자했다고 전했다. 국내 원외처방 매출에서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HK이노엔도 2분기 매출액 2193억 원, 영업이익 243억 원으로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3%, 58.9%씩 증가했다. 주요 제품들의 매출 증가가 이번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원외처방 매출이 467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보령과 공동 판매하는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등 순환기 계열 제품 성장도 실적에 일조했다. 당뇨병 치료제 직듀오, 시다프비아 등의 당뇨 및 신장 계열 제품 합산 매출도 987억 원을 기록했다.
보령(구 보령제약)도 주요 제품 선전에 힘입어 상반기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보령은 2분기 매출액 4892억 원, 영업이익 36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4% 증가한 수치다.
전반적인 제품들이 모두 성장세를 보였으나 고혈압 신약 카나브의 매출 확대가 성장세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카나브는 반기매출 700억 원을 기록해 13%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Onco(항암제)부문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났다. 지난해 처음으로 반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으며 항아제 젬자의 상반기 매출도 23% 증가했다.
동아에스티는 매출액은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R&D 비용 증가로 감소세를 보였다. 2분기 동아에스티는 매출액 1577억 원, 영업이익 7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 매출액은 2.3% 증가, 영업이익은 18.9%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동아에스티의 R&D 비용은 264억 원이었다.
곧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대웅제약도 호실적을 기록할 공산이 크다. 대웅제약의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액 3603억 원, 영업이익 373억 원으로 전망된다. 나보타, 펙스클루 등 고마진 제품 판매를 토대로 높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다수의 제약업체들이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의료 대란에 대한 우려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종합병원의 매출을 지방 등 2차 의료 현장으로 상쇄한 것에 대해서는 영업 활동에 있어 분할이 많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실적 방어는 성공했으나 대란이 장기화될 경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적 방어에 있어서 상쇄할 수 있었던 것은 지방, 2차 의료현장에서의 수요가 뒷받침한 것도 주효했다"며 "영업과 인건비로 이어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의료대란이 장기화될 경우 상쇄를 위한 피로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