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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호실적에도 희망퇴직 칼바람…왜?

2024-08-03 10:10 | 이보라 기자 | dlghfk0000@daum.net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보험사들이 호실적에도 잇따라 희망퇴직을 단행해 눈길을 끈다. 역피라미드 인력구조를 해소하고 젊은 조직으로 쇄신해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경영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희망퇴직 희망자를 접수한 결과, 지난달 31일 모두 115명을 퇴직발령했다.

서울 여의도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희망퇴직 신청 대상은 △만 45세 이상 및 근속연수 10년 이상 직원 △근속연수 20년 이상 직원으로 임금피크제 기진입자 및 예정자도 포함됐다.

희망퇴직 조건은 월급여(연급여의 1/12)의 최대 36개월 분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하고, 추가로 생활안정자금, 전직지원금 또는 학자금, 본인 및 배우자 건강검진비 지급과 희망에 따라 재고용(계약직)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재고용(계약직) 프로그램은 회사 근무 경험을 토대로 도전의식을 갖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직무로 구성되며, 본인의 희망에 따라 재고용 예정이다.

2019년과 2021년에 이어 3년만에 실시하는 이번 희망퇴직으로 KB손해보험은 새로운 인재를 채용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고 젊고 역동적인 환경으로 ‘변화’와 ‘혁신’의 기반을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인력구조의 고령화, 고직급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신규채용 감소 및 승진급 적체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결국 이러한 인력구조 하에서는 조직의 역동성이 낮아지고, 직원 개인의 동기부여가 약화돼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활기있고 역동적인 인력구조를 위해서 희망퇴직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도 지난 6월 희망퇴직을 시행해 임직원 200여 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임직원의 7%에 해당하는 규모다. 메리츠화재는 30세 이상의 직원을 희망퇴직 대상으로 했으며 직급과 근속연수 등을 기준으로 최대 38개월분의 특별퇴직금과 함께 자녀학자금지원금, 전직지원금, 의료지원금을 지급했다.

메리츠화재의 희망퇴직은 9년 만이다. 지난 2015년 김용범 부회장이 대표로 취임하며 인력 구조조정 차원의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한화손해보험이 3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희망퇴직 대상은 만 45세 이상·근속연수 15년 이상으로 6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퇴직자에게 근속연수에 따라 최소 20개월 치에서 최대 32개월 치 평균임금을 위로금으로 지급했다.

현대해상과 흥국생명, KDB생명도 지난해 희망퇴직에 나선 바 있다.

보험업계가 최근 호실적을 기록한데다 2분기 실적 전망 역시 밝은 가운데에도 이처럼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나선 것은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우수 인력을 유입해 재배치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보험사들이 중간 관리자가 많은 항아리형을 지나 역피라미드 인력구조로 가고 있어 희망퇴직을 통해 업무생산성을 제고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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