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 선수단이 메달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벌써 10개의 금메달을 수확해 목표로 했던 '금 5개'의 2배에 이르렀다. 파리를 휘어잡고 있는 '원 팀 코리아'다.
대회 개막 후 반환점을 막 돈 4일 한국 선수단에 또 한 번 경사가 벌어졌다. 양궁 남자 개인전에 출전한 김우진이 금메달을 따냈다.
김우진의 이 메달이 갖는 의미는 대단했다. 파리 올림픽 양궁에 걸린 5개의 금메달을 한국이 모조리 휩쓸었다.
파리 올림픽 양궁 5개 종목 금메달을 석권한 한국 남녀 양궁 대표팀. /사진=대한양궁협회 공식 SNS
앞서 한국 양궁은 남·녀 단체전 금메달을 석권했다. 혼성 단체전에서는 김우진과 임시현이 금메달을 합작했고, 여자 개인전에서도 임시현이 우승했다. 남자 개인전까지 김우진이 금메달을 가져와 양궁 5개 전 종목 싹쓸이를 완성했다.
한국이 올림픽 양궁 전 종목을 석권한 것은 이전에도 있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도 한국은 양궁 전종목 금메달을 모두 따냈다. 하지만 당시에는 남녀 선수가 짝을 이뤄 출전하는 혼성 단체전 종목이 없어 금메달 수가 4개였다. 혼성 단체전은 2020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부터 종목으로 채택됐고, 한국은 도쿄 대회에서는 남자 개인전에서만 금메달을 놓쳐 전 종목 석권을 하지는 못했다.
김우진과 임시현은 나란히 대회 3관왕에 올랐고, 김우진은 개인 통산 올림픽 금메달 수를 5개로 늘려 역대 최다 금메달 획득 기록도 세웠다.
김우진의 금메달은 대한민국 선수단 10번째 금메달이기도 했다.
양궁의 전 종목 석권은 전세계 스포츠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 외신들은 한국 양궁이 왜 이렇게 강한지, 그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하고 있다.
선대 회장 포함 40년간 양궁 종목을 전폭 지원하고 있는 정의선 대한양궁협회 회장(현대차그룹 회장)은 이에 대해 선수, 지도자들의 노력을 우선적으로 치하하면서 전통과 체계적인 시스템 정립을 꼽았다. 정 회장은 이번 대회에서도 변함없이 현장을 찾아 선수단을 응원하면서 격려와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파리 올림픽 사격 메달리스트들. 한국 사격은 지금까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사진=대한체육회 공식 SNS
이번 대회 양궁 외에 사격에서 '깜짝 금메달'이 3개나 쏟아져 나왔다. 여자 10m 공기권총의 오예진, 10m 공기소총의 반효진, 25m 권총의 양지인이 잇따라 금빛 총성을 울렸다. 사격이 한국의 기대 종목이기는 했으나 이렇게 젊은 여자 사수들이 연이어 금메달 낭보를 전해준 것은 기대 이상이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사격은 은메달 1개에 그쳤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금메달 3개에 은메달도 2개나 수확해 사격 강국의 전통을 살려냈다.
펜싱에서도 한국은 금메달 2개를 일궈냈다.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오상욱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단체전에서도 오상욱이 중심이 된 '어펜져스'가 금빛 찌르기에 성공했다.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른 오상욱. /사진=대한체육회 공식 SNS
이로써 한국은 4일 현재 금메달 10개, 은메달과 동메달 각 7개로 메달 종합 순위 6위에 올라 있다.
대한체육회가 대회를 앞두고 내걸었던 목표는 금메달 5개, 종합 순위 10위권이었다. 금메달 수만 놓고 보면 벌써 목표를 초과했고, 2배나 되는 금메달을 거둬들였다. 지금까지의 전체 매달 개수 24개는 앞선 두 차례 올림픽 최종 메달 수를 이미 넘어섰다. 한국은 2020 도쿄 대회에서 20개(금6·은4·동10),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21개(금9·은3·동9)의 총 메달 개수를 기록했다.
한국의 금메달이 쏟아진 종목을 보면 역시 '최고 병기'는 활, 총, 칼이었다. 양궁, 사격, 펜싱이 대표적인 효자 종목 노릇을 해냈다.
앞으로도 한국 선수단의 메달 기대 종목은 남아 있다. 당장 5일 열리는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간판 스타 안세영의 금메달이 기대된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도 메달을 노리고, 전통적 메달밭이었던 태권도가 7일부터 일정에 돌입하는데, 종주국 한국이 얼마나 메달을 딸 지 기대된다.
한국의 최종 메달 수와 순위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당초 이번 파리 올림픽은 최고 인기 종목인 축구와 배구 등 단체 구기 종목이 본선 진출에 실패하고 야구 종목이 제외된 영향으로 이전 대회보다 관심도와 응원 열기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명승부가 속출하고 젊은 세대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줌으로써 경기를 즐기는 짜릿함도, 메달 수확을 지켜보는 뿌듯함도 더해지고 있다. 전국을 들끓게 만들고 있는 폭염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가운데 파리로부터 전해지고 있는 대한민국 선수단의 파이팅이 그나마 청량감을 안겨주고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