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지난해 플랫폼종사자가 88만3000명으로 집계되며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정보기술(IT) 서비스 종사자가 전년 대비 대폭 증가한 데 반해 배달·운전과 가사·돌봄 분야에서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플랫폼종사자 실태조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플랫폼종사자는 일의 배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온라인 플랫폼이 대가나 보수를 중개하고, 중개되는 일이 특정인이 아닌 다수에게 열려 있는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을 뜻한다.
조사 결과, 지난해 플랫폼종사자는 88만3000명으로 전년(79만5000명) 대비 11.1%(8만8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종사자는 2021년 66만1000명에서 2022년 79만5000명, 지난해 88만3000명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고용부는 이 같은 증가 추세를 디지털 기술 발달 등 산업 변화와 함께 자유롭게 일하는 방식 선호 등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했다.
실제로 플랫폼종사자 중 36.1%는 더 많은 수입을 위해 플랫폼 직종에 종사한다고 응답했다. 일하는 시간·날짜 선택 용이성(20.9%)과 직장·조직 생활이 안 맞아서(10.2%), 가사·학업·육아 등 병행 위해(7.5%) 등이 뒤를 따랐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IT 서비스(141.2%)와 전문서비스(69.4%) 분야 등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배달·운전(△5.5%) 분야는 과거와 달리 감소로 전환했다. 이는 코로나19 세계적 유행 종료로 인한 배달 수요 감소 등 영향으로 분석된다.
또한 맞벌이 확산과 노령인구 증가 등으로 인한 돌봄 서비스 수요 증가 추세에도 가사·돌봄(△1.9%) 분야 종사자가 감소했는데, 이는 통계청의 지역별고용조사와 유사한 결과로 적정 인력 수급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고용부 설명이다. 지역별고용조사에 따르면 가사·육아도우미 취업자 수는 2021년 하반기 12만1000명에서 이듬해 하반기 11만4000명, 지난해 하반기 10만5000명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플랫폼종사자 성별은 여성의 비율이 29.6%(26만1000명)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2022년 25.8%(20만5000명) 보다는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30대(28.7%), 40대(26.9%), 50대(20.2%), 20대(13.8%) 순으로 많았다.
플랫폼 일자리 수입이 전체 중 절반 이상 차지하거나 주당 20시간 이상 노동하는 주업형은 2022년(57.7%)에 비해 55.6%로 다소 감소했다. 반면 전체 수입 25~50% 차지 또는 주당 10~20시간 노동하는 부업형은 21.1%에서 21.8%로 소폭 증가했다. 전체 수입의 25%를 차지하거나 주당 10시간 미만 노동하는 간헐적 참가형 또한 21.2%에서 22.6%로 늘었다.
월 종사일 수는 2022년 14.7일에서 지난해 14.4일로, 종사 시간도 일 6.4시간에서 일 6.2시간으로 다소 감소했다. 플랫폼 일자리를 통한 수입 또한 월 평균 145만2000원으로 2022년보다 1만2000원 줄었는데, 이는 시간과 주업형 비율 감소 등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일자리 애로사항으로는 계약에 없는 업무 요구가 12.2%로 가장 높았고, 건강·안전의 위험 및 불안감(11.9%)과 일방적 계약 변경(10.5%), 다른 일자리 이동 시 경력 인정 곤란(9.7%), 보수지급 지연(9.5%) 순이었다.
권창준 노동개혁정책관은 "디지털 기술 발달로 플랫폼 종사자가 앞으로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나, 불공정한 대우 등 여전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는 '노동약자 지원과 보호를 위한 법률' 제정을 적극 추진하고, 표준계약서 마련과 쉼터 설치, 분쟁해결지원 등 종사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지난 6월 10일 자로 노동약자 권익 보호와 이해 대변 등을 수행하는 '미조직근로자지원과'를 신설했으며, 같은 달 25일 '노동약자 지원과 보호를 위한 법률'의 신속한 제정을 위해 현장·고용·노동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노동약자 정책 전문가 자문단'을 발족한 바 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