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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표 쇄신’ 與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에 발목 잡히나

2024-08-06 16:50 | 최인혁 기자 | inhyeok31@mediapen.com
[미디어펜=최인혁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쇄신’이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고 있다. 여의도연구원장 인선 문제를 두고 당내 반발이 감지돼 고심에 빠진 탓이다. 

앞서 한 대표는 여의도연구원장에 홍영림 전 원장을 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원장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시절 여의도연구원장에 임명된 친한계 인사다. 한 대표가 최근 지명직 당직자를 친한계를 중심으로 내정한 만큼 홍 전 원장 유임은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 홍 전 원장 유임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여의도연구원장 인선이 보류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국민공감 정책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2.29(자료사진)/사진=연합뉴스



홍 전 원장은 지난 4·10 총선 참패 책임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총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당시 한동훈 비대위원장, 장동혁 사무총장은 사의를 표명했으나, 홍 전 원장은 자리를 지켰다.

홍 전 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여의도연구원을 이른바 ‘깜깜이’로 운영했다는 지탄을 받았다. 여의도연구원이 총선 판세 분석과 이를 기반으로 한 선거전략을 지도부와만 공유해 총선에서 당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실제 국민의힘의 험지인 서울 도봉구갑에서 당선된 김재섭 의원은 지난 4월 총선 평가 토론회에서 “여의도연구원이 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핵심적 역할이라는데 이들로부터 받은 구체적인 자료가 하나도 없었다”면서 “여의도연구원이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여의도연구원 노조도 총선 참패에 대해 성명을 내고 “여의도연구원장은 당 최고위원회의에 배석하는데 당대표의 숙제를 받아오거나, 본인의 정치적 어필을 위해 당장 눈앞의 현실만 다루는 현안 과제에 집중한다”며 여의도연구원이 당 싱크탱크로서 기능을 못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홍 전 원장이 당 싱크탱크를 이끌 수장으로서 역량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홍 전 원장의 복귀가 당 쇄신과 어긋난다는 점도 지적된다. 한 대표는 앞서 당 변화와 쇄신을 명분으로 지명직 최고위원 일괄 사퇴를 추진했다. 이에 당시 친한계인 김종혁 조직사무부총장,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 등이 일괄 사퇴했다. 친윤계인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이 버티기에 돌입하자 입지를 좁히기 위함이다.

그러나 정 전 정책위의장이 사퇴를 표명한 뒤인 지난 5일 김 전 사무부총장은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당직에 복귀했다. 홍 전 원장도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재신임 된다면 지도부에서 친윤계를 몰아낸 명분인 변화와 쇄신이 모순된다는 지적이다. 지도부 구성원이 지난 총선 참패를 야기했던 한동훈 비대위 체제와 차별성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따라서 한 대표가 여의도연구원을 민심 파악, 민생 정책 개발, 청년 정치 지원 등 3가지 분야로 분리 개편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의도연구원장 인선부터 난항을 맞고 있어 쇄신 시작 전부터 힘이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한 대표가 쇄신 동력을 잃지 않기 위해 인선에 탕평을 고려하는 등 새 인물 찾기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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