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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갑질 횡포 논란, 식당 업주 점포 매도 거부에 공짜 도시락 배포

2015-09-19 20:53 | 이상일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경기도의 한 마사회 장외발매소가 최근 입장객들에게 무료로 점심 도시락을 나눠주면서 때아닌 '갑질 횡포'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장외발매소는 "입장객들에 대한 서비스 향상 차원"이라고 하지만 같은 층에 입주한 식당 업주들은 "식당을 고사시켜 발매소를 확장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2000년 8월 수원 영통구 16층짜리 주상복합 건물 3∼5층에 개장한 마사회 수원 장외발매소는 같은 건물 3층의 식당 10곳(1곳 미운영)의 소유자들에게 올해 초부터 점포 매입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혀왔다.

하지만 소유자들은 마사회측의 제안에 거절 의사를 밝혔다.

한 점포 소유자는 "마사회가 턱없이 낮은 감정가를 제시해 받아 들일 수가 없었다"며 "식당을 운영하는 임차인이 마사회 횡포에 못 이겨 폐업한다면 결국 점포 소유자도 헐값에 점포를 마사회에 넘길 수밖에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현재 3층에는 9곳의 식당이 있고 이 중 2곳은 소유자가 직접 식당을 운영하나 나머지는 임차인들이 식당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마사회 수원지점은 올 7월 돌연 '좌석정원제'를 시행한다며 기존 2000원이던 입장료를 1만∼2만원(3층은 2만원)으로 올리고 입장객들에게 무료로 점심 식사용 도시락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식당 업주들은 매출액이 평소의 10% 미만 수준으로 줄어 고사 위기에 처하게 됐다.

한 식당 업주는 "무료 도시락이 제공된 이후 식당에 파리만 날린다"며 "많을 때는 하루 70∼80 그릇씩 팔리던 백반이 고작 3∼4그릇만 팔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다른 업주도 "마사회가 3층 전체를 매입하기 위해 식당들을 고의로 폐업시키려는 갑질 횡포"라며 "식당 앞에서 공짜 밥을 주는게 무슨 뜻이겠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일부 업주들은 "무료 도시락 때문에 생계가 곤란해졌다"며 입장객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장외발매소측은 업주들의 주장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수원 장외발매소를 운영하는 마사회 수원지점은 그간 저가의 입장료만 받고 사실상 인원 제한없이 입장객을 받아왔다. 그러다보니 좁은 공간에 많은 인파가 몰리자 올 7월부터 입장료를 올리고 좌석정원제(1347석)를 시행, 정원이 초과되면 입장객을 받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서비스 향상 차원에서 1만∼2만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온 고객들에게 점심 도시락을 제공한다는 것이 수원지점의 설명이다.

수원지점 관계자는 "무료 도시락 제공은 좌석정원제 실시에 따른 서비스 차원으로, 다른 장외발매소에서도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며 "매입을 계획하고 있는 3층 식당 구역은 좌석을 늘려 이득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개방할 공간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매매가 불가능하다면 식당 소유자들에게 공간을 임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더불어 임차인 식당 업주들에게 실질적인 생계 대책을 위한 방안도 다각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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