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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나서는 정유업계, ‘화이트바이오’ 속도 낸다

2024-08-07 11:30 |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정유업계가 신사업에 나서는 가운데 화이트바이오 부문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사업법 개정을 통해 친환경 정제원료를 통한 석유제품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정유업계는 지속가능항공유(SAF)와 바이오 선박유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수출 성과도 나타나면서 사업 확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사진=HD현대오일뱅크 제공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개정된 석유사업법이 시행된다. 개정안에는 석유정제공정에 ‘친환경 정제원료’의 투입을 허용하고, 친환경 연료의 종류를 바이오연료, 재생합성연료 등으로 구분해 명시하도록 했다. 

이전까지는 석유 이외의 원료로는 석유 제품을 생산할 수 없었지만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면서 친환경 원료를 통한 제품 생산·판매가 가능해졌다. 

이번 석유사업법 개정안으로 인해 화이트바이오 부문에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화이트바이오는 옥수수·콩·팜 등 식용 자원은 물론 기름찌꺼기·폐식용유 등 비식용 자원을 원료로 활용해 에너지원과 화학소재를 생산하는 산업이다. SAF와 바이오 선박유가 대표적인 화이트바이오 제품으로 꼽힌다. 

먼저 SAF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의무화됨에 따라 향후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계도 개정안 통과로 생산·판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S-OIL은 SAF가 새로운 수익 창출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장기적으로 SAF 생산을 위한 전용공장 건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에는 국제항공 분야에서 SAF 생산을 공식 인증하는 ‘ISCC 탄소 상쇄 및 감축제도(CORSIA)’ 인증을 국내 정유사 중 최초로 획득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콤플렉스(CLX) 내에 SAF 설비를 건설 중에 있다. 올해 안으로 SAF 생산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며, 원료 확보를 위해 중국과 미국에도 투자에 나서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대산공장 내 일부 설비를 수소화 식물성오일(HVO) 설비로 전환해 SAF 생산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인도네시아에 바이오원료 정제시설을 건설하고 있는데 이를 원료로 활용해 SAF를 생산할 방침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국내 항공업계 SAF 실증을 해외에서 생산된 SAF를 통해 진행했다”며 “그동안 법률문제로 인해 생산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제는 국내에서도 생산이 가능해진 만큼 항공업계와의 협력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 선박유 역시 이번 개정안으로 통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바이오 선박유는 기존 선박유보다 65% 이상 탄소배출 감소 효과가 있는 친환경 선박유다. 국제해사기구(IMO)가 탄소배출 규제에 나서면서 바이오 선박유 역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계는 바이오 선박유도 생산을 늘려나가면서 시장 확대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SAF와 바이오 선박유 판매 성과도 나오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 지난 6월 일본에 SAF 수출에 성공했다. 기존 정유 설비에 석유 기반 원료와 동·식물성 바이오 원료를 함께 투입하는 방식으로 SAF를 생산했다. 

또 HD현대오일뱅크는 초저유황 중유(VLSFO)와 바이오 디젤(UCOME)을 섞어 만든 바이오 선박유를 초도 출하했다. 향후 판매처를 다변화해 연간 40만 톤 규모까지 바이오 선박유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서만 제품을 생산·판매해야 했지만 생산·판매 길이 열리는 만큼 점차 수출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향후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정부에서도 지원을 통해 힘을 실어주면 사업에 속도가 더 붙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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