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주택사업과 해외사업을 모두 적극 추진하면서 회사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 사업지 도시정비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올해 목표치 초과 달성을 향해 순항하는가 하면 해외 건설사업 비중도 계속 높여나가고 있다.
1957년생인 윤영준 사장은 1987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37년간 현대건설을 한 곳에서만 일했다. 현재 현대차그룹 사장단 중 최고령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승부사 기질로 주택사업 따내며 능력 인정
윤 사장은 도시정비사업 등 주택사업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여왔다.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이던 지난 2020년 역대 최대 재개발사업인 용산 한남3구역 수주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사진=현대건설
윤 사장의 활약으로 현대건설은 도시정비사업 강자로 우뚝 섰다. 2018년부터 5년 연속 도시정비수주 1위 자리를 석권한 것이 그 증표다.
윤 사장은 승부사 기질이 있는 반면 업무적으로는 세심하고 꼼꼼한 편으로 알려졌다.
두 가지 면모를 모두 볼 수 있는 일화로 한남3구역 수주전에 직접 뛰어든 사례가 있다.
당시 현대건설은 경쟁사들보다 입찰경쟁에 다소 늦게 뛰어들었지만 윤 사장이 사재를 털어 주택을 매입한 뒤 직접 조합원이 되는 전례 없는 일이 있었다.
윤 사장은 주민들과 같은 조합원 입장에서 긴밀하게 소통하며 사소한 부분까지 직접 챙기는 등 정성을 들인 끝에 수주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윤 사장의 주택사업 수주 능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도시정비 수주 목표를 5조 원 규모로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신규 수주액이 4조6122억 원이었고, 건설 불경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달성이 쉽지 않은 목표였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상반기에만 3조3060억 원어치 도시정비사업을 따내며 근소한 차이로 업계 2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3월 경기 성남시 중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6782억 원)을 시작으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7740억 원), 인천 부평구 부개5구역 재개발사업(현대건설 5140억 원), 대전 서구 도마·변동 16구역 재개발사업(7057억 원), 서울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사업(6341억 원) 등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하반기 컨소시엄으로 서울 미아9-2구역, 방화3구역에 입찰이 예상되며,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사업과 서울 신반포2차 재건축사업에도 관심있다. 향후 결과에 따라 목표치 달성 여부도 판가름날 전망이다.
◆해외건설 비중 60% 이상으로 늘린다
해외 건설사업 비중 강화도 윤 사장의 특명 중 하나다.
윤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해외사업으로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시장은 고유가의 영향으로 대형 플랜트 공사발주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대형 원전이나 소형모듈원전(SMR) 등 핵심사업과 수소·탄소 포집·저장·이용(CCUS) 등 미래 기술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 송파 가락삼익맨숀 투시도./사진=현대건설
지난달 발간한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해외사업 확대를 강조했다. 국내 주택사업 경기와 무관하게 해외 대형 사업은 막대한 부가가치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현재 40%가 되지 않는 해외 건설사업 비중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사장이 주도한 해외 건설사업 참여 사례로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터널 사업,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석유화학단지 설비사업 '아미랄 프로젝트',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한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2단계' 수주 등이 있다.
이밖에 샤힌 에틸렌시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대형 플랜트 건설이 공정 단계에 돌입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향후 필리핀 교량, 사우디 NEC, 말레이시아 데이터센터 2~3건, 사우디 NEOM 2건 등에도 입찰 가능성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윤 사장은 이 밖에 SMR 등 원전사업도 사업의 한 축으로 키우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재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미국 원자력기업 홀텍 인터네셔널 등과 협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순항 중이고 하반기에도 활약이 예상돼 연내 신규 수주 목표액 달성이 기대된다"며 "우수한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굵직한 프로젝트를 연달아 따내고 있어 국내 건설 불황 리스크를 상쇄하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