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고금리 기조에 최근 몇 년간 치솟던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이달 들어 3%대 초반까지 내려오며 하락세를 보이면서 자금조달 부담이 줄어든 카드사들이 소비자 혜택을 다시 확대하는 모습이다.
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6일 기준 여전채(금융채Ⅱ, AA+, 3년물, KIS자산평가) 금리는 3.328%를 기록했다. 앞서 하루 전에는 3.20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여전채 금리가 3.2%대를 기록했던 것은 2022년 3월 31일(3.299%) 이후 처음이다.
2022년 초 연 2%대였던 여전채 금리는 같은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에 더해 레고랜드 사태까지 터지면서 사상 최초로 6%대까지 급등했다. 당시 채권시장 경색과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카드사들은 무이자할부 혜택을 축소하고 카드대출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차입하는 방식으로 운영자금을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늘게 된다. 카드사들은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이상을 여전채를 조달하고 있다.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면서 그간 카드사들은 실적 악화를 면치 못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지난해 연간 이자비용은 총 3조88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조7590억원) 대비 40.7%(1조1231억원) 증가한 규모다.
8개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 2조7138억원에서 2022년 2조6063억원, 지난해 2조5823억원으로 지속해서 줄어들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도 줄곧 4%대를 유지하며 높은 수준을 보였던 여전채 금리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카드사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그간 비용절감을 위해 축소해왔던 무이자할부 혜택을 다시 제공하며 신규 고객 확보와 카드결제 유도에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다음달 30일까지 온라인쇼핑, 손해보험, 백화점, 여행, 항공, 면세점 업종에서 최대 5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온라인쇼핑 및 보험, 병원 업종 등에서는 10, 12개월 슬림할부도 지원한다.
삼성카드는 온라인쇼핑, 여행, 항공, 면세점, 차량정비, 렌터카 등의 업종에서 최대 5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업종에 따라 7, 11개월 부분무이자 혜택도 준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 롯데카드도 온라인쇼핑, 항공, 손해보험 등의 업종에서 최대 4~5개월의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조달금리가 낮아지면서 카드론 금리도 내릴 것으로 기대된다. 여전채 금리는 카드론 등 대출상품의 금리에 2~3개월의 기간을 두고 반영된다.
카드대출 취급규모가 크지 않은 BC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6월 말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14.27%로 나타났다. 전월과 비교해 0.06%포인트 내렸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7개사의 카드론 금리는 지난해 8~9월 13% 후반대에서 14% 초반대 수준을 보였으나 같은해 10월부터 상승하면서 11월 14.34%, 12월 14.55%로 치솟았다. 올해 들어서는 1월 14.54%, 2월 14.42%, 3월 14.44%, 4월 14.22% 등으로 14%대 수준을 유지 중이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