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3E) 8단에 대한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향후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국내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사진=삼성전자 제공
8일 업계에 따르면 로이터는 삼성전자의 5세대 HBM 8단 제품이 엔비디아의 품질 검증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조만간 계약을 체결하고 4분기부터 HBM 공급에 나설 전망이라고도 덧붙였다.
단 12단 제품에 대한 품질 테스트는 아직 통과하기 이전이며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확인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3분기 내 8단 제품 양산을 예고했던 만큼, 조만간 엔비디아의 문턱을 넘어 공급을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엔비디아에 납품을 시작하면 삼성전자의 실적도 지금보다 대폭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엔비디아도 가격 협상력과 안정적 수급 등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HBM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AI 반도체 추세가 학습용에서 추론용으로 옮겨가면서 저전력 D램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향후 글로벌 반도체 시장 속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AI 반도체는 빠른 연산을 담당하는 GPU와 대용량·초고속 데이터 저장·전송을 담당하는 HBM을 한 세트로 묶은 제품을 말한다.
대형언어모델(LLM)을 학습시킬 땐 고스펙의 HBM이 필요하지만, 통상적으로 추론용 AI 서비스나 서버센터를 가동 시키기 위해선 전력 소모를 줄인 저전력 D램을 사용한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D램 시장에서 지난 1분기 기준 57.6% 점유율을 나타내며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 같은 이유에서 현재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HBM 공급을 주도하고 있지만, D램 시장을 포함한 앞으로 나올 차세대 제품에서는 우위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업계의 평가도 나온다.
SK하이닉스와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그간 엔비디아에 HBM을 사실상 동점 공급해왔다. 이 회사는 지난 3월부터 이미 HBM3E(8단)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오는 4분기에는 12단 제품 공급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 하반기에는 6세대 HBM도 조기 상용화해 선두 자리를 지켜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납품 HBM에 대한 제품 전력 효율 개선에 집중할 방침이다. 또 내년까지 12단 개발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