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우크라이나군이 기습적으로 러시아 본토로 진격해 연일 승전보를 올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치적 평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기사 모음 홈페이지 메인 화면/사진=홈페이지 캡쳐
1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일까지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에서 21마일(약 33.8㎞) 지점까지 전진해 135제곱마일(약 350㎢)에 이르는 러시아 본토를 점령했다고 추산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자국 북동부 수미주(州)와 맞닿아 있는 러시아 쿠르스크주(州)에 대규모 병력을 진입시켰다.
압도적 공군 전력을 지닌 러시아군이 반격에 나서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후퇴할 수 것이란 초기 전망을 완전히 뒤엎은 상황이다.
이후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오른팔이었던 프리고진의 쿠데타 시도로 모스크바 코앞까지 용병 탱크가 밀고왔던 이후 최대 난제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WP는 “(쿠르스크의) 러시아 수비군은 병력이 부족했고 (우크라이나의 공격 동향을) 알지도 못했던 것처럼 보였다”고 짚었다.
미국 안보전문가 맥스 부트는 이 매체에 실은 기고문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전세계와 러시아 수비군을 깜짝 놀라게 했다”면서 “러시아측이 공격을 예상하지 않고 있었기에 우크라이나는 사실상 춤을 추며 쿠르스크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적었다.
러시아는 쿠르스크주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로켓과 포병을 급파했지만, 단기간에 전황을 뒤집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후방 주요 군비행장을 공습 받는 등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군의 공세에 대해 ‘러시아 대중을 겨냥한 심리전 성격이 크다’고 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이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국경지대 점령을 굳히는데 성공한다면 향후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서 중요한 카드로 쓰일 여지가 있다.
내부에 밀고 들어온 우크라이나군을 조기에 격퇴하는데 실패한 만큼, 이번 사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도력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의 친정부 분석가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자국 정보기관이 우크라이나의 공격 징후를 사전에 파악했는데도 제때 대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정보체계 전체의 실패이고 이와 관련한 책임을 지는 푸틴에게도 타격이라는 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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